무위자연/植物世上

봄동 꽃을 보셨나요?

가루라 2016. 2. 17. 23:18

대지가 아직 깨어나지 않은 메마른 겨울 이맘 때

우리 입맛을 돋우는 달콤하고 고소한 싱싱한 채소를 꼽으라면

단연 봄동이지요.

센 발음 봄똥으로 흔히 불리는 봄동은

다른 학명이 있는 채소가 아니라 겨울 배추입니다.

겨울을 노지에서 지내야 하는 풀들은

혹한의 겨울에 체온을 유지하여 동사를 피하려는 생존전략으로

지면에 바짝 붙어 잎파리를 펼치는

소위 로제트형으로 겨울을 납니다.

채소 중에는 포항초라 불리우는 겨울 시금치

나물로 봄에 캐먹는 냉ㅇ이, 고들빼기류

또 야생화 봄맞이꽃, 개망초 등

많은 여러해살이풀들이 있습니다.

생존에 관한한 어쩌면 인간보다 더 치열한 생존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노지에서 원동을해야하는 연약한 초화류는

예외 없이 이런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살아있는 생명체 중 지적수준이 가장 높은 고등동물이라는 인간은

삶에 있어서 견뎌내야 할 혹독한 겨울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각자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견뎌내지 못하고

스스로 극단적인 길을 선택할까요?

식물로 욕을 먹는 불안한 환경을 조정하면 잘 자라지 못하듯

인간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하면

마지막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인간도 역시 하찮은 미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일찍이 불안을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정의했었죠.

불안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명백한 원인과 결과 규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자살율이 그렇게 높다는 것은

이를 관리해야 할 주체들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쁜 꽃을 피운 봄동 꼬다리를 보며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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