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너는 나이다.

가루라 2016. 6. 23. 00:16

"너는 나이다"

무슨 연애소설의 제목이 아닙니다.

요즈음 SNS를 뜨겁게 달구는 20~30대 젊은이들의 자조적인 댓구입니다.

한갓 소모품으로 내몰리는 청춘일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 앞에서

나도 언젠가 또 다른 지하철 안전도어수리공일 수 밖에 없는 현실.

 그 현실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헬조선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누구는 그리 되지 않으려면 공부를 하라.

또 누구는 좀 더 여유 있는 직장을 찾아라.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듯한 말들을 쉽게 내뱉습니다.

 사실 이 사회에 아웃소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임금착취는

파고 들어가 보면 회전문인사의 확대에 다름 아닙니다.

IMF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핵심가치사업에 집중한다는 미명 아래

부서의 서무를 담당하던 여직원부터 시작하여

A/S, 청소원, 기사, 주방조리원, 창구업무는 물론

제조업의 생산라인 심지어 안전관리까지 외주화했습니다.


이를 바라보던 공기업은 물론

정부까지도 아웃소싱을 전가의 보도처럼 채택해서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해 나갔었죠.

그리고 이제 사기업, 공기업, 정부할 것 없이

고위직 퇴직자는 그 하청업체에서 또 다시 자리를 보장받아

그 하청구조를 굳히는 말뚝이 되고 있습니다.

기실 내용은 인건비이지만 용역비라는 이름으로

매년 물가인상율조차 반영하지 못하고

입찰경쟁의 형식을 빌어 고정시키거나 심지어 삭감하기조차 하는 것이죠. 

이러한 하청구조가 근로소득에 있어서 빈부격차를 확대시키는 온상이 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관피아, 철피아, 메피아 등 우리사회에 기득권층이

자기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적폐들을

걷어내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사실 아웃소싱은 인건비 절감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사가 보유하지 못한 고급기술을

외부의 힘을 빌어 확보하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데 있는 게 아니지요.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데

그 문제가 있습니다.

이제 그런 형태의 외주, 하청, 아웃소싱을 없애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더 이상 자신의 자화상을

비정규직에서 찾지 않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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