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고군산군도 해상관광

가루라 2017. 1. 5. 23:48

"그 섬에 가고 싶다."

임철우님의 소설을 영화화했던 이데올로기적인 욕망이 아닙니다.

섬은 때로는 현실 도피처이기도 하고

때로는 피안의 낙원같은 곳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물이라는 장벽에 유리되어 배를 타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곳.

그래서 섬이 주는 상징성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지요.

1971년 고교시절 여름방학.

나는 버스로 갈 수 있는 영광 계마리해수욕장을 찾았지만

친구들 몇몇은 배를 타고 선유도로 떠났습니다.

그들로부터 전해들었던 선유도는

이름 그대로 신선들이 사는 선경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었죠.

그래서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그 때부터 가졌던 것 같습니다.

<선유도 전경>

그 선유도행을 결행한 날은 안타깝게도 물때가 좋지 않았습니다.

야미도에서 아침 9시 30분에 출발 고군산군도를 선상에서 둘러보고

선유도에 다섯시간을 머무르는 선편을 예약하려 했으나

물때가 좋지 않아서 오전 선편은 불가능하고

오후 항차조차 단체승객의 취소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것은 당일 아침.

예약금을 입금하고 이미 길을 떠난 터라

부랴부랴 군산 비응항에서 출발하는 월명유람선으로 대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응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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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응항 선착장 

월명유람선터미널 

비응항 내항 

출발 아침까지도 제법 맑았던 하늘

40년 전 상상 속의 선유도를 향하던 날.

비응항에 도착해서 보니 짙은 스모그로 시계마저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어찌되었든 이미 여정은 시작되었고

다음을 다시 기약할지언정 취소할 수는 없었던 항로를 떠났습니다.

<비응항 출발>

추운 날씨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선실을 가득 채운 어느 시골마을 단체여행객들의 술냄새때문에

선실에는 들어가기도 싫고

갑판에서 점점 실루엣을 드러내 보이는 섬들을 담았습니다.

<고군산군도 원경>

고군산군도 원경

야미도와 횡경도

고군산군도는 행정구역상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일대의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 방축도, 장자도, 대장도 등

크고 작은 섬 63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군산시 남서쪽 약 50km 해상에 있습니다.

2010년도 새만금방조제가 개통되었을 때

방조제로 연결된 야미도, 신시도를 지나며

자동차로 고군산군도를 둘러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했었습니다.

<횡경도, 소횡경도>

다른 각도에서 담은 횡경도와 소횡경도 전경

소횡경도.횡경도(대장도쪽)

횡경도,소횡경도,방축도 

비응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소횡경도와 방축도 사이를 지나

대장도를 끼고 선유대교 아래 선유도 선착장으로 가게 됩니다.

해발고도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섬들로 구성된 고군산군도.

멀리서 보니 마치 수면에 조개껍데기를 엎어 놓은듯 합니다.

<방축도 파노라마>

선상에서 보이는 섬들의 절벽 단면들을 보면

퇴적층이 습곡으로 휘어진 판상구조를 여기저기 보여줍니다.

아마도 지각의 융기에 의해 고군산군도가 생겨난 게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습곡을 이루는 바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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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경도 할배바위 

소횡경도 

방축도 

방축도 

소횡경도 등대를 끼고 돌면

선유도를 중심으로 거대한 만을 이룬 잔잔한 바다와

건너편에 기기묘묘한 모양으로 길게 누워 있는 섬들이 이채롭게 보입니다.

<관리도, 선유도와 대장도의 북서쪽 전경>

정말 제게 도움을 주지 않는 햇빛이 원망스러운 날이었습니다.

파란 물빛과 하늘빛 그리고 그 속에 신비하게 누워있는 신선들이 노니는 섬.

딱 그 상상 속의 섬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짙은 스모그로 인해 모든 것이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마치 꿈꾸던 것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현실을 보듯...

<선유도, 대장도, 관리도 멀리 보이는 무녀도와 신시도 전경>

그런데도 마치 몽유도원(夢遊島園)을 노닐듯

 베트남의 하롱베이를 연상케 하는 대장도의 멋진 뒷태가

눈을 뗄수 없게 만듭니다.

어쩌면 하늘을 향한 여인의 밑을 닮은 것 같기도하고? ㅋㅎㅎ

<대장도 북쪽 전경>

여러 각도와 앵글로 대장도를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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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도 북쪽

대장도 서북쪽 

대장도 서쪽 

대장도 남서쪽 

파노라마로 담아본 대장도 전경 사진입니다.

좌측의 선유도와 우측의 대장도 그리고 서당섬

멀리 보이는 선유도해수욕장을 두팔로 감싸안고 있는 형세네요.

서쪽에 다다르면 대장도는 좌측으로 이동하고

우측에 장자도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직은 공사중인 선유도와 장자도를 잇는 장자대교 주탑이 보입니다.

거의 남서쪽 방향에 이르면

대장도와 장자도를 잇는 해수면에 거의 맞닿은 길과 작은 다리

그리고 남쪽 해변에 자리잡은 대장도리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선유도에 입도해서 선유도해수욕장에서 담은 사진입니다.

장자봉이 제법 높아 보입니다.

장자도 포구 원경입니다.

고군산군도에는 여기저기 많은 해식동굴이 있는데

그 중 특히 남문, 동문, 북문, 서문이라 불리우는 관통동굴이 있다네요.

선유도의 남도 끝단에서 유일하게 돔문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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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상 

장자대교 

동문 


새만금 개통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 선유도 남도를 돌아볼 수 있는 나무데크길로 조성된 해변둘레길이 보일 때쯤이면

선유도 선착장이 바로 앞에 있습니다.

옥돌해수욕장으로 연결된 산책길 

선유도 선창

비응항을 출발한지 약 1시간 10분만에 유람선은 선유도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선유대교와 선유도선착장 전경입니다.

선유도 선착장에서 보면

신시도 끝단 단등도와 무녀도를 잇는 고군산대교가 보입니다.

현재는 그곳까지 포장공사가 끝나 있습니다.

주삼섬, 장구도 

고군산대교

드디어 선유도의 상징인 망주봉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하선 후 제게 주어진 단 1시간

그 한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썼다고 할 수 있을지

갑자기 주어진 한시간의 더할나위 없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은 다들 어떻게 할지 곤혹스러워 할 즈음

지역 관광업체에서 나온 미니버스, 소형전기바이크, 자전거 등등

제각기 탈 것을 준비해서 가볼 수 있는 한 최대한 선착장으로부터 멀리 가려 합니다.

어차피 많은 것을 볼 기대는 포기하고

걸어서 20분 정도 갔다가 도착한 곳이 어디일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20여분을 쉬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합니다.

망주봉 

망주봉줄기 끝단 


주어진 시간에 가서 잠깐이라도 머무를 수 있는 경계는

선유도 남도와 북도를 이어주는 선유해수욕장입니다.

이 곳이 40여년 전 친구들이 찾아왔던 곳

신선들이 노닌다는 선유도의 핵심 전경입니다.

이곳에서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선유스카이라인이 있어서

외줄에 의지해 하늘에서 선유도해수욕장을 가로 지를 수 있습니다.

공사중인 장자대교 주탑 앞으로 예전 연결통로인 장자교를 지나면 장자도입니다.

거기에서 수면과 거의 맞닿아 있는 기로 연결된 오른 쪽의 대장도

활모양으로 안쪽으로 휘어 있는 만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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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스카이라인 

장자교와 대장도 

대장도의 해식동굴(북문?) 

불과 한시간만에 돌아오는 길

한식경(一食頃) 아니 일다경(一茶頃)이라고나 할까요!

그 짧은 시간에 선유도(仙遊島)의 느낌을 다 받아다 할 수 없겠지만

한시간에 받는 느낌 만도 이렇게 크다보니

결코 한시간이 짧다할 수가 없겠습니다.

아쉬움에 한 컷 더

짙은 스모그 속 늦은 오후에 출발했던 길

돌아오는 선상에서 벌써 해는 서산에 저물어 가고

더 머물지 못하는 아쉬움에 갈매기의 배웅조차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날 좋은 날

꼭 다시한번 찾아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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