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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입고 경복궁 온 학생들

가루라 2017. 1. 25. 00:55

최근 한복차림에 고궁을 찾는 어린 학생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것도 대부분 여학생들이지요.

가뭄에 콩나듯 간혹 커플로 온 남학생도 있지만

혼자 찾아온 남학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지난주 제법 큰 눈이 왔던 날

그 추운 날씨에도 거추장스러울 한복을 입고 온 어린 학생들이

참 대견해 보였습니다.

비록 한복을 착용하면 입장료가 면제된다고 하지만

요즈음 내국인도 할인기간이어서

입장료는 고작 1,500원이니 입장료 면제 탓만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투표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데에 대해

학생은 공부나 하라며 비아냥대던 국회의원이 있었습니다.

이 청소년들을 보고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네요.

물론 그들이 한복을 입는 관심사는 다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복을 입은 그들은

마치 원래 고궁에 있었던 부속물처럼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

양복, 양장을 한 일반인이나 외국관광객들과

전혀 무리없이 매우 조화롭게만 보입니다.

우리 것의 아름다움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위 사진처럼

외국인들도 단체로 한복을 빌려입고 고궁을 찾기도 합니다.

이것은 불과 몇년전에 비해

엄청난 큰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고등학교 시절 생활관에서 예절교육을 할 때만

한복을 입고 전통예절을 가르쳤었지요.

그럴 경우 외에는 한복을 입을 일이 거의 없었으니

그들이 한류문화의 선봉에 서있는 것인 셈이지요.

한복의 고운 자태는 고궁의 단청, 버선코 같은 추녀 등에 절묘하게 어울려

외국인들의 시선을 끌게 마련입니다.

아마도 그들의 방한 기억 속에 한복과 고궁이

항상 같이 오버랩되지 않을까요?

어린 친구들 개인의 초상권보호를 위해 멀리 찍거나

뒷모습 또는 옆모습을 담으려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그들에게 다가가 사진으로 담고 싶다고 말하려 해도

그들의 순수함을 깨트릴까봐 차마 그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어린시절 한복을 입으신 할아버지를 참 좋아했습니다.

여름철에는 어머님께서 풀을 빳빳하게 먹여 다림질한

하얀 모시 바지와 저고리에 마고자를 입으시거나

두루마기에 갓을 쓰셨습니다.

추워진 계절에는 하얀 동정을 단 검정두루마기를 걸치셨었지요.

그 차림새가 부러워 얼른 어른이 되고 싶었었습니다.

그래서 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입으셨던 하얀 모시옷은

태워버리지 않고 제가 챙겨왔지만 아직 제대로 입어보지 못했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빳빳하게 풀을 먹이고 다림질로 각을 세워

그 옷을 입고 나서봐야겠습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문화창달, 문화융성 또는 한류를 부르짖지만

어쩌면 이 어린 학생들이야 말로

한류 문화융성의 첨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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