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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 벚꽃 속으로...

가루라 2017. 4. 20. 01:49

<작은 사진을 누르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작년 여의도 윤중로의 벚꽃길을 걸으며 버스킹으로 즐거웠던 그 기분을 되살려

올해는 잠실 석촌호수를 찾았습니다.

석촌호수 동호와 서호를 빙둘러 벚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어쩌면 여의도 윤중로보다 더 길고 더 많은 벚나무가 심어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벚꽃이 만개한 지금 어느 각도, 어느 시각에, 어느 누가 사진을 담아도

아름답지 아니한 사진은 없을 것입니다.

 동호 북서쪽

동호 남단쪽


동호에는 커다란 백조 한쌍과 새끼들을 조형물로 띄워 놓았습니다.

생상의 "백조"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상상하게 하려는 것인지

얼핏 차이코프스키가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는데 영감을 얻었다는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수도원 앞 호수가 떠오릅니다.

백조 가족 조형물이 있는 곳 앞에는

아마도 석촌호수의 벚나무 중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되는 벚나무가 한그루 있고

그 앞에는 발디딜틈이 없이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습니다.

축제날을 피해서 왔음에도

어깨나 발이 부딛치지 않도록 걷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석촌호수 벚꽃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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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인파

인파


온 나라가 꽃 축제 중인 요즈음

자치구까지 따지고 보면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것이 벚꽃축제가 아닐까요?

가로수나 도심 하천변 여기저기에 가장 많이 식재된 것이

벚나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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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 동쪽에서 남서쪽

동호동쪽에서 남쪽

동호 남쪽방향


혹자는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고

벚꽃축제를 친일잔재에 빗대어 폄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오래 전부터 벚꽃을 좋아했고

여기저기에 벚나무를 많이 심어 그 꽃을 즐겼을 뿐 일본의 국화로 지정된 것은 아닙니다.

입헌군주주의를 택하는 일본의 국화는 일본 왕실의 상징인 국화라고 하네요.

사실 요맘 떄면 호사가들은 벚나무의 원조가 한국이다 일본이다 중국이다 말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 DNA 검사를 통해서 제주도 야산에 자생하는 왕벚나무가

일본에 식재된 왕벚나무와 같은 것으로 밝혀져서

우리나라가 벚나무의 원산지라고 말하는 말발이 세어졌지요.

거기에 최근에는 중국이 가세하고 있으니

식물주권에 대한 인식이 그만큼 높아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동호 남쪽

동호 북쪽 롯데월드타워


예전엔 서호에 있는 롯데월드 놀이공원으로 인해

서호를 석촌호수의 중심으로 보았지만

랜드마크빌딩이랄 수 있는 123층에 555m 세계5위의 롯데월드타워가 자리잡으면서

동호쪽으로 그 중심이 옮겨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서호의 롯데월드에는 여전히 젊은 함성으로

수면에 파도가 일 정도입니다.

이제는 돈 주고 타라고 해도 어지러움을 견딜 수나 있을지 싶어

겁나는 놀이시설들

그저 강건너 불 보듯 구경이나 해야 할 나이인가 봅니다.

롯데월드타워와 놀이시설을 세로로 잡아 보니

123층이 높기는 높네요.

여의도 63빌딩이 개장되었을 때 생각이 납니다.

고향의 어르신들이 상경하시면 제일 먼저 모시고 갔던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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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에서 동호쪽

서호 롯데월드놀이동산

놀이동산에서 본 타워


거의 인파에 밀리다시피 걸었던 걸음

여기저기 사진으로 담다 보니 어느덧 해는 아파트 사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해 질 무렵의 서호쪽 전경을 다리 위에서 담았습니다.

해가 지는 것이 아쉬운 사람들은

저마다 휴대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이 순간을 기록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아마도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표현은

벚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요?

다른 어떤 나무도 이렇게 많은 꽃이 한꺼번에 달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자잘한 조팝나무도 꽃이 많이 피기는 하지만

키 작은 관목이라 형태도 제대로 보이지 않지요.

기왕에 나섰던 길

저녁을 먹고 밤 벚꽃까지 보고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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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트타워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타워


동호쪽 먹자골목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인파 속으로 뛰어듭니다.

밤늦도록 벚꽃과 그 분위기를 즐기려는 인파때문에

뛰어든다는 표현이 매우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출을 적절하게 조절할만한 실력이 모자란 탓에

조명을 받고 있는 벚나무들이 온통 하얗게 뭉그러져버립니다.

HDR 기능을 썼어야 했을까요?

노출 편차가 큰 야경 촬영은 너무나 힘듭니다.

동호 남단

동호에서 서호방향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조명

그에 따라 벚꽃의 질감도 달라집니다.

조명에 따라 느낌이 다른 것이

야간 벚꽃 구경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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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연녹색의 이파리를 피우는 수양버들과 벚꽃들 뒤로

롯데월드타워를 담았습니다.

타워 외관의 조명도, 벚꽃을 비추는 조명도 계속 바뀝니다.

다음에는 미속도촬영으로 담아봐야겠습니다.

스틸 사진으로는 바뀌는 순간의 어느 한 시점에만 담기고

게다가 장노출로 이를 잡으려 하니

변하는 노출에 대응하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너무 밝게 나온 벚꽃들이 영~~~ ㅠㅠ

다시 동호와 서호를 나누는 다리 부분에 섰습니다.

이젠 다리도 아프고 서호쪽 놀이동산은 불도 꺼지는 시각입니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운 연인들

셀카질 손놀림도 덩달아 바빠지는 것 같습니다.

서호쪽까지 한바퀴 다 돌만한 체력도 방전되고

이제 그만 돌아가려 합니다.

석촌호수 동호와 서호를 가르는 다리 밑은

무지개빛 조명이 밝혀져 있습니다.

사진을 담으며 다니는 내내

즐거움과 행복함에 귀를 간지르는 젊음의 속삭임과

하나됨이 행복한 가족들의 당당한 웃음과

아무런 부담없이 찾은 친구나 직장동료들간의 환호작약한 하이톤의 웃음소리들이

호수를 가득 채웁니다.

거기에 이별이 서러운 젊은 연인의 늦은 밤 흐느낌까지도 버무려진

무지개빛 석촌호수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찾았던 윤중로에서는 버스킹에 온 마음을 빼았겨 벚꽃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석촌호수에서는 그런 장면이 없어서 아쉽네요.

걸어다닐 수 있는 공간만으로도 좁은 호반 길에

버스킹까지 벌리면 병목현상으로 사고가 날 수도 있겠지만

간이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비교적 넓은 공간으로 제한하여 시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특히나 밤 벚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보는 것이니까요.

버스커 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처럼...  

그래도 한번쯤은 꽃 다시 찾아보고 싶은 석촌호수 벚꽃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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