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팥꽃나무

가루라 2017. 5. 10. 00:34

작년 어느 집 대문앞 화단에 심어진 이 나무를 처음 보았습니다.

강렬한 색감, 무수히 많이 달린 꽃

알고 보니 꽃이 팥꽃 같다고 팥꽃나무랍니다.

석모도의 어느 식당 앞에 심어진 팥꽃나무는

온통 꽃으로만 덮여서

흡사 가짜 꽃방망이를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두 나무의 꽃차례가 약간은 달라보여서

둘 중 하나는 넓은잎팥꽃나무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잘못된 포스팅이면 지도 부탁드립니다.


<팥꽃나무>

쌍떡잎식물 팥꽃나무목 팥꽃나무과의 낙엽활엽관목

학   명 : Daphne genkwa Siebold & Zucc.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전라남도, 황해도, 평안남도), 일본, 중국

서식지 : 바닷가 근처 산기슭이나 숲가장자리

이   명 : 조기꽃나무, 이팥나무

영   명 : Lilac Daphne(다프네라일락)

효   용 : 관상용. 유독 약용식물로 한방에서는 꽃봉오리와 뿌리를 약용한다.

           축수(逐水), 척담(滌痰)의 효력이 있어서 이뇨, 수종, 신장염에 사용한다.

           나무껍질은 제지용 재료로 쓴다.

어쩌면 석모도에서 만난 팥꽃나무는

미스킴라일락처럼 토종 팥꽃나무가 서양에 건너가 개량되어 나온 것이 아닐까?

구글링으로 검색해보면 석모도 식당 앞에 심어진 팥꽃나무처럼

이파리도 없이 꽃이 다닥다닥 달린 팥꽃나무들이

해외 꽃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우리 동네 팥꽃나무는

꽃도 듬성듬성 피어 있고 이파리도 제법 많이 자랐습니다.

도감이나 백과사전에 보면

전년지 끝에 3~7개의 꽃이 산형꽃차례로 달린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 설명을 액면 그대로 보면

석모도에서 만난 팥꽃나무와는 약간 차이가 있지 않나요?

3~5월 사이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 매력적인 꽃은

꽃잎이 없고 통처럼 생긴 꽃받침의 끝이 네갈래로 갈라져서 꽃잎처럼 보입니다.

꽃 하나 하나를 따로 떼어 보는 것 보다는

무리지어 떼로 피어 있는 것이 훨씬 아름답게 보입니다.

어쩌면 꽃이 소란스레 보인다고나 할까요?  

조기가 회유하는 시기에 핀다고 조기꽃나무라고도 부르는데

개화시기와 연관짓기 보다는 옛날 연평도에 파시가 설 때처럼

조기가 요란스럽게 떼로 몰려오는 것이 마치 떼로 핀 팥꽃나무 꽃처럼 보여서 그렇게 부른게 아닐까요?

멀리서 보면 산옥매 꽃처럼 다닥다닥 붙어서 피는 것이

보기에 참 좋습니다.

<석모도 어느 식당의 팥꽃나무>

키도 1m 정도 밖에 자라지 않으니

정원수로도 참 좋은 수종입니다.

더욱이 내한성도 강해서 중부지방에서도 노지월동이 가능하다니

우리 집 마당에도 한 그루 입식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야생 상태의 자생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최근에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것은

다행이 인공배양에 성공한 것이지 싶습니다.

관화적 관상적 가치도 커 보이니 경제적 수종으로 관리하면 좋을듯 합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스킴라일락처럼 이 땅의 토종 꽃을

로열티를 주고 배양하거나 역수입해야만 하는 비극은 없어야겠지요.

속명 Daphne는 그리스어로 월계수(Lauel)를 뜻합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다프네는 하천의 신 페네이오스의 딸로

사냥하며 숲을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님프(요정)였습니다.

에로스의 심술로 사랑을 거절하는 화살을 맞아

사랑의 화살을 맞은 아폴론의 구애에 쫓기어 도망가다 지쳐

아버지의 도움으로 월계수로 변하고 맙니다.

일방적인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는데 반해

두 사람의 사랑은 아폴론이 월계수를 자신의 성수(聖樹)로 삼아

왕관대신 월계수를 머리에 쓰는 것으로 승화시킵니다. 

오늘날 예술가들에 많은 영감을 주는 아폴론과 다프네의 이야기처럼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팥꽃나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동네 어느 집 앞 화단의 팥꽃나무>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구슬붕이  (0) 2017.05.12
단풍제비꽃  (0) 2017.05.11
귀여운 애기괭이눈  (0) 2017.05.08
애기현호색  (0) 2017.05.06
풍란키우기  (0) 2017.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