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돌나물이야기

가루라 2021. 9. 3. 01:14

#돌나물, #돈나물

누군가에게는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신선한 자연산 반찬거리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별처럼 아름다운 꽃을 기대하게 하는

#돌나물

어린 시절 우리는 돈나물이라 불렀다.

돈나물의 꽃을 본 것은 한창 시절을 지난 후였다.

어머님께서 만들어 주신

돌나물 물김치나 돌나물 달래무침 등

기억 속의 돈나물은 반찬거리였을 뿐이어서

꽃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어디에서 종자가 날아왔는지

해마다 마당 여기저기에 돌나물이 자랐다.

적당히 자란 돌나물은

집사람 손에 허리가 분질러지고

무침으로 점심 식탁에 오르곤 한다.

내심 꽃을 볼 수 있게 내버려 두었으면 싶지만

차려주는 밥상에 감지덕지해야 할 판에

뭐라 말할 수도 없다.

게다가 감칠맛까지 있으니 어찌하랴.

다행히 떡잎 수준을 채 벗어나지 못한 것들이

무자비한 손길에서 살아남아

'나 살아남았어요' 하고

노란 별처럼 생긴 다섯 갈래의 꽃을 피웠다.

장하다. 잡초여, 그 질긴 생명력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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