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불두화

가루라 2022. 7. 30. 00:36

꽃송이가 부처님의 두상을 닮았다고

불두화라 부른다.

그러나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서 불렀던 이름은

함박꽃이었다.

수백개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

하나의 커다란 꽃송이를 만들어 놓은 것이

함지박만 하다고 함박꽃이라 불렀었다.

사찰에 많이 심어졌고

부처님의 두상을 닮아서 불두화라 부른다는 것은

성인이 된 후에야 알았다. 

어린 시절 기억했던 이름과

그 이름에 버무려진 추억이

순식간에 뒤틀리는 것 같은 기분

아무리 부처님의 두상을 닮았다 해도

불두화라 부르는 것이 못마땅한 이유다.

인왕산 자락

작은 암자 뒤편에 활짝 핀

불두화를 보며 생각해본다.

이름이 지니는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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