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제철인 달맞이꽃
제철에 피는 달맞이꽃은
초저녁에 피었다가 이른 아침에 진다.
마당에 난 것들은 다 뽑아버리고
화분에 난 것만 두었는데
8월경에 꽃이 지고 난 후 줄기를 잘라주었다.
밑에서 20cm 조금 넘게 남기고 잘랐던 줄기
줄기 윗부분에서 싹이 자라더니
마침내 10월말 달맞이꽃을 피웠다.
그것도 밤이 아닌 낮에 핀 달맞이꽃
꽃을 보면 낮달맞이인줄 알정도로
큰무늬배짧은꽃등에가 어떻게 알고 찾아왔다.
마당에 돋은 달맞이꽃들을 다 뽑아버려서
생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을까?
뒤늦은 10월, 11월에라도 꽃을 피워서
종자를 남겨야
마당에서 계속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달맞이꽃이 알아차린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밤에 피어야할 달맞이꽃이
짧아진 늦가을 날빛이
종자를 여물게 할 것임을 어찌 알았겠는가?
좁은 마당에서 벌어지는 생존에 대한 자연의 신비로움.
하찮은 식물도 본능은 생존으로 연결되는데
고등동물인 인간의 본능은 무엇으로 연결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