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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나물이야기

가루라 2024. 3. 9. 01:43

잎이나 꽃이 벼룩처럼 하잘 것 없이 작지만

나물로 먹는다는 벼룩나물

꽃모양을 보면 별꽃과 비슷하지만

별꽃과 달리 꽃밥이 노란 것으로 구별한다.

신혼 때 고향에 내려갔던 집사람을 데리고

어머님은 봄나물을 캐러 가셨던 모양이다.

집사람이 보기에 머리카락만큼이나 가늘고

얼기설기 걸쳐진 완전 잡초처럼 생긴 풀을

어머님은 비룩나물이라 캐시더란다.

서울에서 살아서 나물 캐러 갔던 적도 없고

비룩이란 말조차도 무슨 뜻인지 몰랐던 집사람은

이게 그냥 풀이지 무슨 나물이냐 했지만

살짝 데쳐서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비룩나물 맛에

천상의 맛을 느꼈다는 그나물을 먹고

집에 와서는 비 무슨 나물이라는데

기억도 안 난다 했었다.

나도 어린 시절에 반찬으로 만들어주신 나물을 먹기만 했지

그 이름을 몰라서 비 무슨 나물이 뭘 말하는지 몰랐었다.

훗날 어머님께 다시 여쭈어 보고 나서야

벼룩나물을 말씀하신 거라는 것을 알았지만

벼룩을 사투리로 비룩이라 불렀으니

사투리인 비룩을 몰랐던 집사람이

비룩나물을 알아듣기나 했을까?

봄이 되니 어머님께서 된장끼에 무쳐주시던

벼룩나물이 생각난다.

별꽃(암술머리 3갈래) 쇠별꽃(암술머리 5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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