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개의 둥지

#번개사진 계속 보이는 불규칙적인 가을 날씨 가을날에 휘몰아치는 폭우라니 가을비는 추적추척 내리는 게 제격일 텐데 그런 하늘이 못마땅해 자꾸 카메라를 들이대 본다. 창문을 열 수 없을 만큼 무섭게 내리는 비 온 하늘을 난무하며 가르는 번개들 이런 위험한 날 오밤중에도 가파른 보현봉 정상에 기도하는 종교인 그의 플래시 불빛마저 두렵다.

#노을, #번개 오후 4시까지도 구름이 좋았던 하늘 멋진 석양을 기대하고 올랐던 인왕산 요즈음 일기예보가 잘 맞는다는 걸 무시했었나 보다. 6시부터 비가 온다더니 서쪽부터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은평구 하늘까지 하늘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진다. 인왕산은 비가 오지 않았지만 머리 위에서 하늘이 우는데 산 정상에 계속 머무를 수가 없다. 죄지은 건 없지만 천둥 번개는 죄인을 골라 때리는 건 아니니 아쉬운 걸음에 홍지문터널 위에서 담은 노을과 강서구 쪽 하늘에 떨어지는 번개 이것이 인생샷일까?

2017년 11월 13일 밤 9시 51분 번개 사진을 담는 것은 신기루를 잡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타이밍, 노출, 방향 등등 뒤늦게 거치한 카메라에 잡힌 마지막 번개 이것을 끝으로 동쪽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기다림과 예측. 어긋나는 예상에 대한 실망. 번개를 담을 때면 늘 이율배반적인 감정이 교차합니다. 조금 더 기다릴걸... 조금 더 일찍 누를 것을... <2015. 08. 16.>

가는 봄이 어찌 그리 서러운지 밤새 하늘은 그렁그렁 울어댔습니다. 겨우내 말라버린 속내를 담은 얼굴에서는 눈물이 비추는듯 만듯 봄비는 그렇게 눈물도 없이 밤새 울었습니다. 엊그제 밤 요란한 뇌성과 벽력에 잠 못이루다 번쩍이는 번개를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