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내내 자연광에 두었다가
동사를 걱정하여 실내에 들여 놓았던 석곡,
모든 줄기에 싱싱하던 잎들이
낙엽되어 하나 하나 떨어지더니
급기야 앙상한 줄기만 남았더이다.
그 놈 몰골이 하도 흉하여
큰 화분들 구석 한켠에 치워 놓았드랬는데
어느 날
바짝 마른 줄기를 똟고 꽃대를 밀어 올리더이다.
마치 허공 중에 두 팔을 힘차게 내 뻗듯이
제 몸 굵기의 수 백배는 됨직한 커다란 꽃을 헌화하는
가녀린 꽃대와 옅은 분홍색을 띤 꽃잎, 은은한 향기,
맑은 계류에 감은 흑단 머리채
참빗으로 가지런히 쓸어 내리며,
도화빛 물든 촉촉한 얼굴로 바라보시던
어린 시절 흠모했던 동네 누님처럼
단아함 그 자체이더이다.
<<석 곡>>
학명 : Dendrobium moniliforme
분류 : 난초목 난초과 외떡잎 식물
분포지역 : 한국(제주, 전남, 경남), 일본, 중국 등지
서식장소 : 바위나 죽은 나무 줄기
크기 : 높이 10 ~ 20 Cm
효능 : 한약재(건위제, 강장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