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지느러미엉겅퀴

가루라 2009. 6. 4. 01:15

종친회 참석차 포천 이동 어느 갈비집에 갔다가

앞개울에서 이 넘을 만나다.

 

기관지가 좋지 않은 저를 위해 어릴적 어머니는

산으로 들로 항가꾸(엉겅퀴의 전라도 방언)를 캐러 다니셨다.

 

눈에 익을 뿐만아니라 귀에도 익은 엉겅퀴 꽃을 보고

렌즈를 드리 대었는데

줄기를 보니 생전 처음보는 종이다.

 

마치 화살나무처럼 줄기에 날개가 돋았고

잎파리와 꽃은 물론 그 날개조차도 사나운 가시로 뒤덮여

접근하기조차 무시무시한 넘이다.

 

유럽과 서아시아 원산인 지느러미엉겅퀴란다.

아마도 줄기에 난 날개가 물고기의 지느러미 같대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지느러미엉겅퀴 : welted thistle>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 두해살이풀

학   명 : Carduus crispus L.

원산지 : 유럽, 서아시아

분포지 : 유럽, 시베리아, 코카사스, 동부아시아 지방

이   명 : 엉거시

효   용 : 연한 줄기의 껍질을 벗겨 생으로 먹고 어린잎을 먹는다.

           한방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비렴이라는 약재로 쓰며 관절염, 감기, 소변출혈, 요로감염

           등에 효과가 있고 치질과 종기에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효험이 있다.

 <촬영지 : 포천 이동면 도평리 이동폭포갈비 앞개울>

 

 

 

 

5월 31일 일요일,

아버님의 유지에 따라 종친회는 계속 참석할 수 밖에 없다.

촌수가 너무 낮아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할애비뻘인 종중 어른들.

여전히 젊은 시절 시골에서 살던 습관과 태도와 사고를 견지하고 있어서

모임의 의미가 내게는 딱히 필요했던 것도 아니지만

도유사를 맡고 계시던 아버님은 굳이 참석을 권유하셨다.

니 뜻과 여러가지로 맞지 않을 것이다만

그래도 그것이 아니여야, 꼭 참석하그라 와.

 

떠나신지 3개월이 되어서야

그 분이 아니셨으면 어찌 우리 대에서 새로운 족보를 만져 보기나 했겠느냐

지역문중 시조로 부터 묘역을 한 곳에 조성할 수나 있었겠느냐  

술자리에서 아버님에 대한 안타까운 소회들을 말씀하시지만

그들은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들이다.

모처럼 야외로 원족 나온 기분을 노래방에 쏟아 내시는 그분들과 함께 할 수 없어서

집사람과 나는 식사 후 개울가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기업형으로 규모있게 잘 만들어진 고깃집, 

술과 음식과 노래를 모두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그 분들에겐 딱 어울리는 곳.

돌아오는 길에 백운산 정상에 오르겠다는 출발전의 약속은

비워진 술잔과 함께 사라졌다.

 

구름이 군데 군데 무리지은 하늘은

여전히 개울속에 있는데

어른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심지어 꿈에서 조차 모습을 보여 주시질 않으니

때로는 꿈에 현몽하시지 않는게 좋은 거라는

어머님의 위안조차도 서럽다.

 

 

 <포천이동폭포갈비집의 인공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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