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산벚나무

가루라 2013. 5. 4. 11:50

도심 가로변 벚나무 꽃잎이 꽃비처럼 쏟아질 즈음

산 속에는 산벚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벚나무가 2~10개의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리는 것에 비해

산벚나무의 꽃은 2~3개로 적지만 훨씬 크고 꽃술도 길다랗습니다.

게다가 이파리와 꽃이 거의 동시에 피어서

연녹색 또는 다갈색의 잎과 연분홍, 흰색의 꽃이 한데 어울려

벚꽃보다는 훨씬 고상해 보이는 점이 좋습니다.

 

사실 저는 벚나무 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님니다.

꽃이 질 때면 대지를 가득 덮을만큼 많은 꽃잎을 떨구는 지저분함이 싫고

벚꽃축제에 떨어진 꽃잎처럼 일그러진 쓰레기 취급되는 군상이 싫고

충무공을 기리는 군항제에 왜의 상징인 벚꽃이 축제로 버무려지는 것조차 싫습니다.

 

10여년 전 모친의 성화로 윤중로의 벚꽃축제를 보러 가던 길에

마포대교 위 승용차안에서 하릴없이 보냈던 네시간이 싫고

45년 전 입학했던 중등학교 교정을 가득 메운 벚나무의 벌레들이 싫었습니다.

 

<산벚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교목

학   명 : Prunus sargentii Rehder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사할린섬 등지

서식지 : 표고 1,600m 이하의 산지 숲속 산기슭

효   용 : 관상용, 열매 식용, 산업용 목재 채취용. 밀원용

이   명 : 조선산앵(朝鮮山櫻)

영   명 : Sargent Cherry

일본의 국화인 벚나무의 표준,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도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아이러니칼하게도 일본으로서는 외래종이 자신들의 국화의 지위를 차지한 꼴이 되었답니다.

하지만 그들이 우리나라를 침탈하는 동안 저지른 대표적인 문화적 만행 중에는

창씨개명 강요, 한굴 사용금지와 함께 벚나무식재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꽃인 무궁화를 눈다래끼를 유발하는 눈에피나무라고 파내어 버리고

우리나라의 심장인 왕궁을 훼손하여 동물원으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벚나무까지 대량으로 심은 것입니다.

1906년 일본인들이 마산, 진해를 중심으로 심기 시작한 벚나무는

이제 전국적으로 널리 퍼졌고

최근에는 지자체들까지 앞다투어 벚꽃축제에 열을 올리고 있네요.

여의도 윤중로벚꽃축제, 진해벚꽃축제, 마이산벚꽃축제, 쌍계사 벚꽃길축제 등등

산벚나무가 두세개의 꽃이 달리는데 반해

벚나무는 10개가 넘는 꽃이 총상꽃차례로 달리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꽃을 한꺼번에 피워내느라 나무의 기력이 지나치게 빨리 소모되어

가지치기도 견뎌내기 힘들어 할 뿐만아니라

오래 살기도 힘든 수종이랍니다.

우리나라 산야에 자생하는 벚나무가 확인된 마당에

벚꽃축제를 꼭 왜인들의 문화와 결부시킬 필요가 있는가 하는 반론도 있을 수 있겠죠.

게다가 그 벚나무가 일본산 벚나무가 아니고

토종 왕벚나무의 벚꽃 축제라는데 무슨 왜색이냐 할 수 있겠죠.

그래도 벚꽃이 일본의 국화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데

그들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도 없이 다시 천황만세를 주창하고 있는데

독도가 저들 것이라는 억지주장이 갈수록 점증되고 있는데

우리는 4월이면 그들의 국화인 벚꽃 앞에 환호작약하고 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꽃이 아름다운 걸 어찌합니까 ?

일본의 그런 짓거리가 싫고 벚꽃이 그들의 국화라 하더라도

줄기는 물론 몸통까지 온통 꽃으로 덮을 정도로 활짝 핀 벚꽃이 길을 따라 무리지어 핀 모습이 황홀한걸 어쪄겠습니까 ? 

다만 벚꽃축제라는 건 좀 어떻게 안되는 걸까요 ? ㅠㅠ

산벚나무 꽃을 담으며 혼자 걍 생각해 봅니다.

북악산의 대형 산벚나무

 

부암동 뒷산 산벚꽃 

인왕산 자락의 산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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