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아버님께서 기거하시던 사랑채 앞에는
어른께서 손수 가꾸신 비밀정원이 있었습니다.
목련과 동백, 영산홍, 철쭉, 치자, 만첩백도, 수국, 박태기나무 등등
많은 관목류와 화초들을 2단으로 만든 화단에 심어두셨습니다.
시골집에서 도시로 나와 살면서 서서히 그 틀이 깨어지더니
그나마 4년전 어른께서 영면에 드신 후로는
사랑채도 무너지고 화단도 제멋대로 흐트러졌습니다.
화단에는 아버님께서 아끼시던 많은 꽃나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벌써 50여년전 일본에서 수입된 희귀종 노란철쭉도 있었었죠.
진한 노란색 바탕에 선명한 호피무늬가 아름다운 꽃입니다.
작년 가을 누군가가 분재로 만들 욕심이었는지 송두리째 훔쳐가버려서
선친의 유품을 지키지 못한 탓에 마음이 너무도 아팠습니다.
50년도 훨씬 넘은 노란철쭉의 본주는 팔목굵기 정도였으니
게다가 희귀한 노란철쭉이라는 걸 알았다면 더욱 욕심을 낼만도 했겠죠.
아버님의 혼을 잃어버린 것처럼 안타까운 제 맘을 그 도둑이 어찌 헤아리기나 하겠습니까 ?
다행히 본주가 시원치는 않지만 한그루 남았던 노랑철쭉마져 손탈까 두려워
고향에 내려간김에 캐서 서울로 가져왔습니다.
차라리 화분에 심어두고 그 분이 하셨듯이 잘 관리해보려구요.
<노란철쭉(Yellow Azalea)>
쌍떡잎식물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활엽관목
학 명 : Rhododendron luteum
원산지 : 남동부 유럽, 서남아시아
분포지 : 폴란드 남부, 오스트리아 남부, 러시아 남부에서 발칸바도에 이르는 지역과 코카서스에 이르는 동부 아시아 지역
영 명 : Yellew Azalea, Honeysuckle Azalea.
효 용 : 관화용, 정원용, 꽃에 달콤한 향기가 있다.
꿀에는 독성물질이 있어 먹으면 현기증, 저혈압, 구토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도둑의 무자비한 훼손 현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