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정향나무

가루라 2014. 5. 27. 00:43

백운대를 향해 북한산 숨은벽능선을 힘겹게 오르던 길

코끝을 스치는 진한 향기에 고개를 들어보니 정향나무 꽃이 보입니다.

그 유명한 미스김 라일락의 모체입니다.

국가생물자원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미스김 라일락

의도하지 않았던 국외반출과 개량 후 역으로 귀향하는 슬픈 운명의 식물

그 미스김 라일락의 모체가 이 정향나무입니다.

누구는 북한산 백운대 인근이었다 하고 누구는 도봉산이었다 하니

어느 산에서 종자를 채취한 것이 맞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만약 백운대 근처에서 채취했다면 숨은벽에서 만난 이 정향나무가 어미나무가 아닐까?

 

오늘날 미국 라일락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는 인기있는 수종이자

해외 수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키작은 왜성라일락 즉 미스김 라일락은

1947년 미군정청 소속 뉴헴프셔주 로체스터 출신 원예가 엘윈 엠 미더(Elwyn M. Meader)가

우리나라의 수수꽃다리속 정향나무(털개회나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슴)의 종자를 채취하여

개량한 나무랍니다.

진한 향기와 낮은 키에도 불구하고 수수모가지처럼 많은 꽃을 달고 있어서

관상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는 인기있는 조경수입니다.

 

초모룽마라는 원래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모두에게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는 에베레스트산의 비극처럼

춥고 배고픈 시절 우리의 생물주권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시절의 아픔이

정향나무와 미스김 라일락에 녹아 있습니다.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될만큼 생물주권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려인삼 종자를 중국으로 밀반출하던 비양심적 사업가들이 적발될 정도로

안타깝게 아직도 우리는 우리 것을 지키는데 너무도 무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정향나무는 5월에 작은 꽃들이 원추꽃차례로 다닥다닥 붙어 피는데

라일락보다 향이 더 진하고 꽃 한개를 옆에서 보면 정(丁)자를 닮아서

정향(丁香)나무라고 부른답니다.

 

북한산 숨은벽 암릉에서 만난 정향나무 이야기입니다.  

 

<정향나무> 

쌍떡잎식물 용담목 물푸레나무과의 낙엽관목

학   명 : Syringa velutina var. kamibayashii(Nakai)K.Kim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전라도, 경상도 이북), 만주지방

서식지 : 산기슭 너덜바위지역

효   용 : 관상용. 줄기와 뿌리를 산침향이라 하여 위장병, 기침, 가래에 약재로 쓴다.

           꽃봉오리를 채취하여 말린 것을 정향이라 하여 간경화, 주독, 신경통, 복통, 강정 등에 약재로 쓴다.

<흰정향나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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