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청옥산 정상에서 처음 봤던 큰엉겅퀴를 남한산성에서 다시 봅니다.
너무 큰 키를 주체할 수 없어서 고개를 숙인 것인지
갈라진 가지마다 종처럼 줄줄이 달린 꽃들이 지면을 향하고 있는게 이채롭습니다.
보통의 엉겅퀴 종류들은 날카로운 가시들의 호위를 받으며
하늘을 우러러 당당히 고개를 쳐들고 있죠.
마치 건들지 마세요라고 허리춤에 손 올리고 꽃말처럼 노려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큰엉겅퀴는 호리호리하고 늘씬한 큰 키가 처량해 보일만큼
고개를 떨어뜨린 자주색 꽃이 우울해 보입니다.
<큰엉겅퀴>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Cirsium pendulum Fisch. ex DC.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경기도와 강원도 이북), 일본, 중국 북동부, 만주, 사할린, 시베리아 동부
서식지 : 숲 가장자리의 반그늘 또는 양지의 풀숲, 강가의 습지
꽃 말 : 엄격
이 명 : 장수엉겅퀴
영 명 : milk thistle
효 용 :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한방에서는 전초를 대계(大葪)라는 약재로 쓰는데
각혈, 코피, 자궁출혈, 소변출혈, 종기와 급성간염으로 인한 황달 등에 효과가 있다.
민간에서는 뿌리를 신경통에 쓴다.
엉겅퀴(Cirsium)속 식물은 북아메리카에서 유라시아, 북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약 60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Cirsium은 그리스어 "kirsos"에서 유래했으며 "Swollen vein(부풀어 오른 엽맥)"이라는 뜻이랍니다.
'Swollen vein'을 '거만한 성질'이라고 번역하면 엉겅퀴의 꽃말로 연결될 것 같네요.
날카로운 가시를 과시하며 '날 건드리지 마세요. 엄격' 등등 하고 말하는 꽃말 말입니다.
야생상태의 꽃들 하나 하나 그 의미가 없는 존재는 없겠지요.
다른 엉겅퀴들과 달리 고개를 숙인 큰엉겅퀴의 꽃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
대부분의 꽃들은 자신의 화수분에 유리한 또는 도움이 되는 곤충들을 끌어 들이는데
유리한 구조로 진화한 것 이 아닐까?
같은 나리속의 꽃도 하늘을 향해 피는 하늘나리, 옆을 향해 피는 중나리
그리고 땅을 향해 피는 땅나리가 있듯이 말입니다.
<청옥산 큰엉겅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