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動物世上

다람쥐

가루라 2014. 12. 27. 18:45

생태환경이 많이 개선되어서 남산에서도 볼 수 있는 다람쥐

"산골짜기 다람쥐 아기다람쥐"라는 동요에서 보듯

다람쥐는 산골짜기에나 가야 볼 수 있는 관심필요종이었습니다.

이제는 도심 속 공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한동안 청설모가 다람쥐를 잡아 먹어서 다람쥐 개체수가 줄었다거나

청설모가 늘어나면서 다람쥐의 먹이영역을 침범해서 줄었다는 이야기도 떠돌았었습니다.

뒤늦게 알려진 바에 의하면 청설모는 주로 나무 위에서 먹이활동을 하므로

지상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다람쥐와는 영역이 달라서

청설모의 증가와 다람쥐의 개체수 감소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동요 속에서나 쳇바퀴를 돌리는 귀여운 다람쥐로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해졌던 다람쥐

한동안 눈에 띄지 않던 그 다람쥐가 흔하게 보인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다람쥐>

척추동물 쥐목 다람쥐과의 포유류

학   명 : Tamias sibiricus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몽골 등 아시아 북동부, 카자흐스탄, 러시아, 동부유럽

서식지 : 침엽수, 활엽수 등 삼림대, 초원, 돌담

이   명 : 무늬다람쥐, 율서, 산서, 송서, 화서

효   용 : 애완용

<인왕산 서울 성곽틈의 아기다람쥐 형제> 

이렇게 눈이 온 산을 뒤덮는 겨울이면 다람쥐는 굴속에 들어가 동면을 취합니다.

보통 대기 온도가 8~10℃가 되면 잠에 빠지는데

포유류의 진정한 동면과는 약간 다른 가수면이랍니다.

신체적 특성이 환경에 맞도록 진화된 것이겠지요.

그러다 보니 애완동물로 집에서 기르는 다람쥐의 동면이 종종 문제가 되나 봅니다.

10월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동면을 하는 다람쥐는

주위 온도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도록 겨울이면 여름보다 더 깊은 동면굴을 판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람쥐를 집에서 기를 경우

자연상태의 동면굴만큼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서

동면에 들었다가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동면을 포기한 북한산 겨울 다람쥐>

다람쥐는 체구는 작은데도 불구하고 선명한 줄무늬로 인해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부터 애완용으로 일본에 수출도 많이 했었다네요.

어릴 땐 케이지 안에서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다람쥐를 귀엽고 재미있다고 봤지만

이젠 재미있다기 보다는 잔인하다는 생각이 더드는 건 왜일까요?

 

직장생활이 어느 순간 다람쥐 쳇바퀴돌듯 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서글펐던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인사관리의 정석은 조직구성원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직무분석을 통해 직무부여를 치밀하게 하는데 있죠.

각 조직을 ABC관리(Activity Base Cost Management)로 묶어서

조직구성원이 수행하는 모든 직무를 비용으로 환산하는데 집중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 선진화된 인사관리기법으로 조직구성원을 개별관리하다보니

각자가 하는 일이 더욱 더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한다는 인식이 더 강해진 것이 아닐까요?

특히 자율성이나 창의성이 배제된 아웃소싱대상 단순반복업무를 수행하는

파견직이나 계약직, 도급직 대부분이 그런 인식이 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찮은 다람쥐를 인간과 동일시 하게 만드는 인사관리

사람으로써는 참 못할 짓이지요.

 

<승가사 다람쥐>

비록 쳇바퀴를 돌릴망정 다람쥐는 참 부지런한 동물입니다.

다람쥐가 보통 도토리, 밤, 잣, 땅콩 등의 종자만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름에는 곤충은 물론 개구리를 잡아 먹고 심지어 새알을 훔쳐 먹기도 합니다.

동면에 들어가기 전에 여기저기 땅을 파서 종자를 저장하기도 하고

땅속 동면굴의 저장고에 저장하기도 하는데

실험 결과 도토리나 밤보다는 잣을 훨씬 더 좋아 한다고 합니다.

동면에 필요한 지방을 비축하는데 용이해서겠지요.

 

다람쥐는 볼주머니에 도토리를 넣어서 저장고로 가져 가는데

양쪽 볼에 각각 5개씩 한번에 열개의 도토리를 넣을 수 있고

그렇게 모은 도토리를 한해에 약 2,000여개를 저장한다고 합니다.

여기저기 너무 많이 묻어 놓아서 도토리를 파묻어 놓은 장소를 잊어먹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람쥐는 숲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도토리나무 조림가이기도 합니다.

 

<남한산성 성곽의 다람쥐>

그러니 건강한 숲을 후손들에게 물려 주려면

가을산에서 다람쥐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채취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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