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動物世上

겨울잠에서 깨어난 다람쥐

가루라 2015. 3. 8. 23:57

주말 도봉산 산행 중 겨울잠에서 일찍 깨어난 다람쥐를 만났습니다.

 

겨울잠에 들 때 입었던 두꺼운 털옷 그대로인 다람쥐

도봉산 산허리에 쌓인 잔설은 아직도 겨울인데

무엇이 다람쥐를 이리도 조급하게 깨운 것일까요?

 

지상에 푸른 것은 오직 이끼뿐인데

사람들이 여기저기 놓아둔 사료로 연명을 하나 봅니다.

어쩌면 인간들이 놓아둔 그 사료가 다람쥐를 일찍 깨웠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채롱 속에 갇혀 쳇바퀴나 돌리고 있는 다람쥐가 아닌

자유로운 영혼인 숲속 다람쥐의 본 모습이 좋습니다. 

어릴적에는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다람쥐를 보는 것이 너무 좋아서

다람쥐를 잡아다 채롱에 넣어 기를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은퇴한 후 예전 직장생활을 돌아보니

채롱 속에 갇혀서 쳇바퀴를 돌리는 것은

정작 다람쥐가 아니라 인간인 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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