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얼레지 키우기

가루라 2015. 4. 1. 09:17

드디어 올해 세개의 꽃대를 올립니다.

작년 종자에서 막 발아한 작고 가녀린 홑잎까지 총 9개 중

단 하나의 꽃을 피웠던 얼레지

올해 비로소 마당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하나 봅니다.

지난 가을 깎은 잔디를 말렸다가 얼레지가 심어진 땅을 겨우내 덮어 두었습니다.

예년과 달리 유난히 눈이 없었던 겨울

표층에 상토를 두껍게 깔았지만 그 아래는 마사토인 마당인지라

배수가 지나치게 잘 되어 늘 건조하지나 않을까 걱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비교적 손길을 타지 않은 자연상태의 맨땅이어서 그랬었는지

올해는 쌍잎이 세포기로 늘었습니다.

<얼레지(영명 : Dog Tooth Violet)>

외떡잎식물 백합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

학   명 : Erythronium Japonicum (Balrer) Decne.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서식지 : 높은 산 숲속 볕이 잘드는 곳

개화기 : 4월

이   명 : 가재무릇, 얼러주(영월), 어사초(정선)

꽃   말 : 질투, 바람난 여인

효   용 : 어린 잎은 나물로 먹고 땅속 비늘줄기를 약용한다.

           비늘줄기에는 스테로이드사포닌, 콜히친 등의 성분이 있어 전분으로 만들어 자양강장, 건위, 진토, 지사, 위장염에 처방하였다.

이젠 종자가 떨어지면 자연상태에서의 발아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식구만큼이나

야생화를 키우는 잔재미가 늘어날 것 같습니다.

비교적 키우기 쉬운 복수초로부터 시작된 야생화 키우기

피나물은 이미 개체수가 너무 늘어서 지인들에게 분양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올봄 마당에는 작년에 떨어진 복수초의 종자들이 발아한 것으로 보이는

어린 싹도 눈에 띕니다.

올여름 그 새싹들이 자리를 잡으면

아마도 복수초도 그 분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으려나요.

도심 속에서 키우는 야생화

그로 인해 이어지는 이웃들과의 인연은

마당의 야생화들이 건실하게 자라는 한 계속이어질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귀향을 꿈꾸지만

이루지 못하는 현실을 야생화 키우기로 채워봅니다. 

깊은 산속 비옥한 땅이 아닌 도심 주택가 마당에서 증식하고 대를 이어가야 하는 야생화

어쩌면 소유와 소비의 욕망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후기자본주의의 발현이

내게로 와서 야생화에게 시련을 주는 것은 아닌지...

  

마당에 저절로 자라는 냉이, 질경이, 개미자리 등 잡초에 기대어

야생화를 키우는 것이 죄없는 초화류에 제 욕망을 덧씌우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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