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헤집는 바람에 몇번을 사라졌다가 다시 나온 우리집 참나리
올해 달랑 세송이의 꽃을 피웠습니다.
어린시절 고향집 사랑채 앞 화단에는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제 키보다 훨씬 큰 참나리들이 여러 송이의 꽃을 피웠었습니다.
특별히 참나리 꽃을 좋아하는지 그 주변에는 늘 호랑나비가 몰려들었었죠.
아마도 고향집 사랑채를 둘러싼 탱자나무 울타리가
호랑나비의 좋은 서식지였던 탓도 있겠지요.
참나리에 날아온 호랑나비를 잡으려면
기다랗게 자란 수술의 꽃밥을 건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손등에는 늘 고동색 꽃가루가 묻곤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참나리(tiger lily)>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Lilium lancifolium Thunb.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등지
서식지 : 산과 들
꽃 말 : 순결, 고귀, 존엄
영 명 : Tiger lily, Easter lily
효 능 : 관상용. 비늘줄기를 한약재로 씀. 진해, 강장 효과, 백혈구 감소증에 효과, 진정작용, 항알레르기작용
참나리는 일제치하에서 식물명을 만들 때 제이름인 개나리를 빼앗겨서
나리 중 진짜 나리라는 뜻으로 참나리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조선시대의 향약구급방이나 구급간이방에 개나리로 기록되어 있었다니
자생종을 일부러 재배했었나봅니다.
그러던 개나리를 느닷없이 물푸레나무과의 나무에 개나리에 붙였으니
어쩔 수 없이 참나리라 부를 수 밖에 없었겠지요.
옛날에는 자원식물로 대량식물로 재배할만큼 비옥한 토양에 잘 자랍니다.
아무래도 마사토에 별도의 퇴비를 주지 않았던 우리집 마당에서는
꽃이 세개밖에 안달릴 것이었었네요.
올 가을에는 주변을 돌려 파고 퇴비를 듬뿍 주어야겠습니다.
내년에 더 풍성한 참나리를 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