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지 않는 겨울
문득 눈처럼 하얀 바탕에 선홍색의 무늬가 있는 핫립세이지가 생각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풀꽃식물이나 다름없는 꽃
알고보니 작은 나무였었네요.
국내에 도입된 세이지종은
핫립세이지(Hotlipsage) 외에도 체리세이지, 파인애플세이지 등이 있습니다.
북한산 골짜기의 어느 사찰 마당에서 지난 여름 담았지만
외래식물이 아니라
마치 오래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어울리네요.
묵언을 표방하는 참선 수행을
역설적이게도 뜨거운 입술이라는 꽃으로 강조하나 봅니다.
어지되었던 올 한해는 선거다 뭐다해서
말이 많을 해입니다.
허공중에 난무하는 그 많은 말, 말, 말들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눈과 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원숭이의 지혜처럼 말입니다.
외래식물이든 토종식물이든
그대를 꽃으로만 볼지어다.
<세이지>
쌍떡잎식물 꿀풀목 꿀풀과의 상록소관목
학 명 : Salvia microphylla var "Hot Lips" Kunth.
원산지 : 미국 아리조나 남동부, 멕시코 동서남부 산맥 북미 텍사스 남서부,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의 고산지대
서식지 : 해발 1500~2700m 고산 암반지대
꽃 말 : 건장, 존경, 가정의 덕
영 명 : Baby sage, Graham's sage, Blackcurrant sage
식물학자 Carl Epling의 품종 분류에 따르면
지리학적으로 세이지는 세 종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원종보다 훨씬 많은 30종에 가까운 교잡종들이
원예가들에 의해 만들어질만큼
사랑을 받고 있는 화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완전한 하얀 꽃인 'Alba'같은 종처럼
단순하게 구분할 수 있는 종이 아니면
그 이름조차 제대로 동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서투른 아마추어는
걍 꽃을 꽃으로만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