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석양

가루라 2016. 2. 16. 00:50

일요일 늦은 오후

뇌성과 함께 비와 눈을 쏟아내던 하늘은

온통 암막 커튼을 휘감은 듯 했습니다.

그러다가 잠깐 걷힌 구름사이로

해가 내려앉았습니다.

이 날은 암울한 석양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늘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드는 화려한 석양에 익숙해 있었습니다.

어쩌면 석양은 지는 노을이 아쉬울만큼 그렇게 처절하게 아름다운 것이라는

도식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는 석양만을 쫓아 다녔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이렇게 암울한 느낌을 주는 석양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을까요?

더구나 젊은 세대에게는 헬조선이라는 자조 섞인 한탄을 하게 하고

나이든 세대에게는 사오정이다 오륙도다 자학을 하게 만드는 세태

게다가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실정은

온갖 수사를 갖다 붙여도 그저 암울할 뿐인 상황

그래서 더욱 더 이 날의 석양은 암울하기 그지없게 보였나 봅니다.

그래도 화려한 석양이든 암울한 석양이든

석양이 존재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그 석양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만 있을 뿐...

우리는 눈 앞에 어떤 상황이 전개될 지라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말아야겠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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