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섬백리향

가루라 2016. 7. 14. 00:06

담장 위에 가득한 섬백리향

아무리 지피식물이라 하지만 마당을 완전히 덮어버리는게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섬에 대한 아련한 향수같은 것을 물씬 풍겨주는 향기에 반해

몇년전 섬백리향을 사서 마당에 심었었습니다.

처음엔 퇴근할 때마다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손안 가득히 묻어나오는 향기에 취해

그 섬에 가리라 했습니다.


<섬백리향>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낙엽소관목

학   명 : Thymus quinquecostatus var. japonica Hara

원산지 : 한국 특산종(경북 울릉군 나리동)

분포지 : 한국, 일본

서식지 : 바닷가의 바위가 많은 곳

개화기 : 6~7월

꽃   말 : 용기

이   명 : 울릉백리향

효   용 : 정원수로 심으며 줄기와 잎은 약재로 쓴다.

           구풍, 지통의 효능이 있다. 토역, 복통, 설사, 치통, 피부소양을 치료한다.

<섬백리향 꽃>

그 향기가 백리를 간다는 울릉도 특산종 섬백리향

정작 그 향기를 찾아 갔던 울릉도에서 제대로 보질 못했네요.

김연아 선수의 광고카피로 더 잘 알려진 섬백리향이

온통 울릉도를 덮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손가락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지표면을 덮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을 피워서

마치 꽃으로 뒤덮힌 양탄자를 상상할 정도였습니다.

마당을 지나치게 덮는 것이 답답해 보여서

화분처럼 만들어 놓은 담장 위로 재작년에 옮겨 싶었었죠.

마침내 올 여름 담장을 넘쳐 흘러서

줄기가 담장 밖으로 휘날리며

집 앞 골목을 온통 섬백리향으로 가득 채웁니다.

좀뒤영벌도 날아오고

골목 안 사람들의 시선과 손도 다가옵니다.

꽃을 통한 감성의 나눔

사실 인간의 유전자는 후각이 시각보다 더 많을 정도로

시각보다는 후각이 더 발달했다고 합니다.

가장 원초적인 1차감각이었던 후각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시각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었지만

지금도 후각유전자는 500~700여개로

고작 3개뿐인 시각 유전자에 비해 월등하게 많습니다.

게다가 후각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도 가장 넓다고 합니다.

그러니 꽃의 향기가 백리를 가고 천리, 만리를 간다고

이름지었지 싶습니다.

만리, 천리는 물론이고 굳이 백리까지 아니어도 좋습니다.

이 작은 꽃의 향기가

골목의 이웃들에게 꽃말처럼 용기를 주어

미래에 대한 밝은 사랑을 노래하고

원수 같던 이웃을 과감히 용서하게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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