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보는 여름 숲 풍경입니다.
여름 숲은 활력이 넘칩니다.
키 큰 교목으로부터 그 그늘에 기대어 사는
키 작은 초화류식물까지
다음 세대를 위한 보이지 않는 움직임으로 부산합니다.
키 큰 나무 숲에는 치열한 삶이 있습니다.
울창한 나무가지를 뚫고 내려오는 한줄기 빛에 의지하여
싹을 티우고 꽃을 피우고 또 열매를 맺어야만
다음 세대를 기약하는 초화류의 삶이 있습니다.
키 큰 나무 숲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자신이 키가 크다고 해서 햇빛을 독점하지 않고
키 작은 나무나 풀에게도 선뜻 자리를 내어 줍니다.
크고 작은 식물들이 모여 사는 숲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봅니다.
그리고 그 숲에는 국외자가 있습니다.
얼마 만큼의 거리를 두고
애초부터 숲 속의 삶에 한 구성원이었던 것처럼
한 폭의 그림으로 묻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거리를 벗아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숲의 한 모습입니다.
그 만큼 숲은 넓게 포용해주기 때문이겠지요.
당시에는 우리나라 식생에는 맞지 않는 수종으로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지만
시험 조림으로 시작되었던 메타세콰이어 숲은
건재하게 남아서 도심 속 허파로써의 기능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이
여름 숲에 기대어 자신만의 삶을 써가고 있습니다.
그런 여름 숲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