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물까치 떼의 침공

가루라 2017. 11. 27. 23:44

태풍이 없었던 탓인지, 작년에 해걸이를 한 탓인지

올해 단감이 스무접이 넘게 달렸습니다.

게다가 허리를 다쳐서 감나무에 올라갈 수 없었던데다

주말마다 경조사가 계속되어 단감 채취시기를 놓쳤습니다.

손 닿는 곳만 한 열접정도를 따고

상부 모두를 까치밥으로 남겨두려했습니다.

먹을 것이 풍족해서였을까요?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물까치까지 떼로 몰려왔습니다.


<물까치>

척삭동물 참새목 까마귀과의 한국 텃새

학   명 : Cyanopica cyanus Pallas

분포지 : 한국, 아시아 동부, 일본, 중국, 유럽

서식지 : 산기슭, 평지 숲, 시가지 공원

영   명 : Azure-winged magpie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철 농가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그리쉽게 볼 수 없었었습니다.

적어도 종로구에 산 20여년 동안은

작년 서초동 주택가에 있던 사무실 감나무에

물까치 떼가 몰려오는 것을 보고

서울에도 그 개체수가 많이 늘었지 싶었습니다.

올 겨울 우리 동네에도 물까치가 떼로 나타났습니다.

극성맞던 까치가 눈에 띠게 줄어들었던 탓일까요?

아니면 서울 도심 생태계에 무슨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일까요?

물까치는 가족 단위로 무리를 이루는 군집성 조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집단 방어의식이 강한 것은 물론

때로는 양육도 집단이 떠안는답니다.

부모가 죽거나 먹이가 적은 경우

그 형, 누나, 이모, 삼촌이 새끼의 먹이활동을 도와준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사자무리처럼 완전 공동육아를 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그러니 물까치는 결코 혼자 찾아오는 법이 없습니다.

십여마리가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동시에 나타났다가

사람의 기척이 보이면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경계심이 무척 강한 것이지요.

머리는 푸른 빛이 나는 검정색이고

뺨, 턱밑과 멱은 흰색이며 가슴이하 아랫면은 엷은 잿빛입니다.

윗면은 하늘색을 띤 잿빛이고

꼬리깃은 엷은 푸른색이고 끝은 흰색입니다.

외관이 완전히 독특해서 동정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도심에 출몰하는 물까치의 개체수가 많아지는 것은

도심의 생태계가 그만큼 건강해졌다는 것인지

도심 인근 숲 속에서의 먹이활동이 원할하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도심 하천에 늘어나는 텃새화된 철새와

물까치 같은 군집성조류의 증가가 도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은 잘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매년 겨울이면 기승을 부리는 AI 바이러스의 위협이 증가하는 마당에

물까치 떼의 증가는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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