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큰개불알풀

가루라 2018. 3. 19. 23:33

열매 모양을 보고 붙여진 일본명을 번역한 이름이 좀 거북살스럽다고

봄까치꽃이라 부르기로 한 큰개불알풀입니다.

이름처럼 개불알풀속 중 가장 큰 종으로

유럽이 원산지인 개불알풀에 비해 조금 큰 편입니다.


 

<큰개불알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두해살이풀

학   명 : Veronica persica Poir.

원산지 : 서남아시아

분포지 : 한국 남부(제주, 전남북, 경남북), 일본, 타이완, 중국, 유럽, 아프리카

서식지 : 갈가, 들판의 풀밭, 밭두렁

효   용 : 관상용

추천명 : 지금, 봄까치꽃

밭두렁이나 길가에 발에 밟혀 납작 엎드려 핀

작은 개체들은 흔히 보았지만

순창의 어느 논두렁 양지쪽에 핀 큰개불알풀은

처음 보는 군락이었습니다.

게다가 지면에 바짝 붙어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선개불알풀처럼 위로 고추서서

마주나는 잎자루 사이에서 솟아난 꽃자루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먼거리에서 군락으로 핀 큰개불알풀을 담아 놓으면

비록 작은 꽃이지만 장관으로 보일듯 싶습니다.

보통 개미들에 의해 종자를 퍼뜨리는데

큰개불알풀의 생육조건은 대부분 경작자의 도움으로 인한 것이랍니다.

비옥하며 약간 습기가 있는 땅이 생장의 최적지라니 말입니다.

잎자루 사이에서 길게 뻗은 꽃자루가 날엽하게 보입니다.

짙은색 줄무늬가 선명한 꽃잎과 소뿔처럼 솟은 두 개의 수술과

그 사이로 보이는 한 개의 암술이

작지만 단아하게 보입니다.

사진을 담느라 지켜보는 내내

양 다리에 화분가루를 듬뿍 붙이고 있는 꿀벌들이

바삐 날아다닙니다.

비록 직경 8~10mm의 작은 꽃이지만

중요한 화밀식물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달린 벌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작고 가냘픈 꽃과 꽃줄기이지만

꿀벌에게 온전히 꽃가루와 화밀을 내어주고

대신 종을 번식시킬 화수분을 기대하는 것이겠지요.

이것은 동물과 식물 이종간의 일종의 상리공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봄은 작은 미물부터 시작하여 커다란 교목까지

생존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시작되는 계절입니다.

육십대 중반을 맞는 나의 봄

나는 어떤 생존의 준비를 해야할까요?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봄맞이  (0) 2018.03.26
왜제비꽃  (0) 2018.03.21
이베리스 신종  (0) 2018.03.13
세복수초를 사다  (0) 2018.03.12
털제비꽃  (0) 201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