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매화와 매실

가루라 2018. 4. 12. 01:30

고향집에서 가져와 심은 지 8년째

4년 전부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 매실나무.

예로부터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로 불린 것으로 보아

매화의 북방한계선은 없나 봅니다.

기록에 의하면 우리 선조들은

열매로써의 매실나무보다는

오상고절에 피는 꽃으로써의 매화를 더 즐겼던 것 같습니다.

지금쯤 비어있는 고향집 텃밭에는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매실나무에 매화향이 가득하겠지요.

어른 살아 생전에는 매실을 따러 고향에 내려가곤 했지만

이제는 잡초만 우거진 매실밭에 매화향만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그 매화향이 서울의 우리집으로 옮겨온지 벌써 4년째

꽃 피던 첫해에 달랑 한 개의 매실을 수확하고

이듬해에 한됫박 정도의 매실을 땄었지요.

작년에도 매화는 올해처럼 흐드러지게 피었었지만

꽃 핀 다음날의 심한 꽃샘추위로 냉해를 입어

매화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활짝 핀 매화는 꽃으로만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달콤하고 진한 향기로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의 코를 자극하나 봅니다.

제각기 코를 가까이 대어보고

다음에는 폰카로 꽃을 담고

마지막에는 자신을 함께 담는 셀카로 마무리하네요.

01

02

03

비 맞은 매화 

매화 

비 맞은 매화 


보도에 의하면 금년에도 개화기의 변덕스러운 날씨로

체감온도가 영하까지 떨어져서

과일농가의 시름이 커진 것 같습니다.

추위에 약한 배나무는 거의 치명적이라고 하네요.

작년에 냉해로 거의 구경조차 힘들었던 매실

올해는 조금 기대해 볼 수 있으려나요?

사실 매실은 남방계 과실이어서

지금까지는 남부지방 특히 광양 등 남해안 일부가 주산지였지요.

최근에는 전북지역 산간까지 그 북방한계선이 올라왔다지만

서울에서 매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은 기대하지 않았었습니다.

재작년 한 대접 정도의 매실을 얻기 전에는...

매화 

매화 


그래도 향기 가득한 매화도 보고 단단한 매실도 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기대만으로도 흥분되개 하는 매실채취.

올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좋은 글 >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보엠(La Boheme)관람  (0) 2018.08.25
속초의 맛 곰치국  (0) 2018.06.28
이시형박사 89번째 저서 쉬어도 피곤한 사람들  (0) 2018.04.09
정월 대보름달  (0) 2018.03.04
탐욕스런 직박구리  (0) 2018.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