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공분을 불러 일으키는 사건이 유독 많은 요즈음
빨갛게 충열된 분노의 얼굴로 담장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를 보면
생각 나는 시 한 편...
<담쟁이> - 도 종 환 -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잎 하나는 담쟁이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벽화 | 담쟁이 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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