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송창식 팬카페 정모

가루라 2018. 12. 4. 00:20

학창시절의 절친을 따라 참여 한지 벌써 6년째가 되네요.

가인 송창식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

창식사랑 투 2018년 정모에 함께 했습니다.

부제를 "사랑이야"로 정한 만큼

함춘호씨의 현란한 기타 협연과 함께 사랑이야로 오프닝을 시작해서

열몇곡을 불러주십니다.

7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장중을 압도하는 폭발적인 성량

이 나이되도록 철저한 자기관리로 성량을 유지하는 가인이

존경스럽습니다. 

사실 70년대 고교시절의 우상은 포크송 가수들이었지요.

웬만한 집에는 통기타 하나쯤은 방구석에 세워져 있었고

어디에 놀러갈 때는 야외전축이나 통기타를 메고 나가곤 했었지요.

육십중반에 팬덤이라는 말에 구속될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해봤습니다.

사실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는 십대를 중심으로

팬덤이라는 단어는

연예인을 지나치게 좋아해서 빠지는 집단 또는 문화를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팬들

부부, 직장동료, 동창, 선후배, 동네친구는 물론 자녀를 동반한 가족까지

다양한 계층과 그룹의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투영해 볼 수 있는 우상이 있다는 것은

때로는 삶에 활력소를 주는 것이 아닐까요?

써클활동에서는 친구와 둘이서 당시 듀엣으로 부르는 포크송그룹

트윈폴리오, 어니언스, 둘다섯 등등의 노래를 미친듯이 불렀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특정 가수나 특정 장르의 음악만 좋아하지 않는 잡식성이었지요.

제가 팝송이나 칸소네, 샹송, 가곡, 클래식을 불러도

친구는 늘 포크송만을 고집했으니까요.

고교를 졸업하고는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길을 걷던 친구와

46년만에 한 무대에 섰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아서 비록 같이 연습할 기회가 없어서

듀엣으로 노래하는 것은 포기하고

송창식의 "꽃 새 눈물"을 친구의 기타 반주로 불렀네요.

육년전부터 지방과 서울로 떨어져 지내던 친구 사이를

다시 더 가깝게 만들어준 건

가인 송창식의 노래였던 셈이지요.

매년 다른 회원들이 노래 하는 것을 사진으로 담아주기만 하다가

올해 처음을 그 친구의 권유로 섰던 무대

그 노래가 음역대도 낮아서 어려운 노래이기도 하지만

46년만에 처음 섰던 무대는 감동으로 인해 더 큰 떨림이 왔었나 봅니다.

내 표정을 보며 반주를 해주던 친구만 알 수 있는 떨림으로

둘 사이에 46년간의 교감이 조용히 흘렀습니다.

최인호님의 시어에 곡을 붙인 노랫말도

"그 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 꽃이 되었네

그 꽃이 자라서 예쁘게 피면

한 송이 꺾어다가 창가에 앉아~"

댓구와 운율이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대충 스트로크로 치던 기타를 고등학교 이후로 잡아보지 않았지만

작년에 제가 소장하고 있던 기타에

송창식씨와 국내 제일의 기타연주자라 할 수 있는 함춘호씨의 사인을 받았던 터라

올해는 78년도에 사서 소장하고 있던

송창식 독집 가위바위보 음반에 서명을 받았습니다.

그 70년대의 향수와 지금에 와서 다시 느끼는 감동

이 디스크와 함께 오래 간직할 것 같은 밤이었습니다.

제 소장 기타에 송창식씨와 함춘호씨의 사인을 받았던

2017년도 정모에서의 사진입니다.

송창식님과 함께 

함춘호씨와 함께 

2018년 정모에서 불러주신 "20년전 쯤에는" 공연 실황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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