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동물사진

붉은머리오목눈이

가루라 2020. 5. 13. 00:06

해 질 녘이면

소란스러움과 부산함으로 특징지워지는

한무리의 새들이 담장옆 개나리숲을 찾아온다.

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란 줄기 사이로

소란스러운 휘파람 소리와 함께

푸드득거리는 작은 날개짓소리만 들릴 뿐

그 얼굴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다.

이름도 귀여운 붉은머리오목눈이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척삭동물 참새목 붉은머리오목눈이과의 조류

학   명 : Paradoxornis webbianus

분포지 : 한국, 중국, 미얀마

서식지 : 초지, 관목, 덤불, 갈대밭 등지

이   명 : 뱁새

영   명 : Parrotbill

노랑어리연을 심어 놓은 수조에

발목 깊이 정도 물이 남았던 날

생각지도 않게 한낮에 마당을 찾아온 한쌍의 붉은머리오목눈이

수컷에 비해 색깔이 조금 연하다는 특징 외에 암수 구분이 힘들지만

번식기라는 시기를 고려하면 암수 한쌍이지 싶다.

께끗하게 목욕을 한후 산란을 준비할 다음 행동은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먹는 것이다.

새들을 위해 보리쌀을 마당 한켠에 두었으나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작은 부리를 보면

보리쌀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보통은 거미나 곤충류를 잡아 먹는데

앵두나무꽃 수술을 따먹고

한개 밖에 없는 개나리의 꽃술을 따먹다니

얘들은 우화등선할 신선이란 말인가?

워낙 재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새를

어두운 수풀 사이에서 사진으로 담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게다가 최대 개방조리개 5.6의 어두운 렌즈로는

선명한 사진을 얻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다.

그래도 오목하게 들어간 귀여운 얼굴을 제대로 보니

그 이름이 어찌 그리도 걸맞는지. 

사람 얼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눈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눈매를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곤 했다.

표준 한국인의 얼굴에서는 그닥 흔하지 않은 오목한 눈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은 웅큼하다고 했다.

선입견일 수도 있으니

그래서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깐다고 할머니는 그러셨다.

그렇다고 붉은머리오목눈이가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깔리는 없다.

그 작은 부리로는 호박씨는 커녕 해바라기씨도 깔 수 없을 것 같다.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눈매를 제대로 담아주려면

적어도 2.8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만

그래도 선명하지는 않지만

특정적 윤곽은 분명하게 담을 수 있었던 것만도

행운이었던 봄날이다.

'좋은사진 > 동물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설모  (0) 2020.12.28
털보깡충거미  (0) 2020.06.09
왜가리의 미꾸라지 사냥  (0) 2020.04.29
딱새  (0) 2020.03.14
중대백로의 물고기사냥춤  (0) 20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