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풍란 꽃피다.

가루라 2021. 8. 6. 00:34

#풍란

재작년 처음으로 꽃을 피우다 말더니

올해 처음으로 제대로 핀 꽃을 보여준 #풍란

잎이 계란형인 나도풍란을 대엽풍란으로 부르듯

원예가들에 의해 소엽풍란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짙은 해무 속에서 길을 잃은 뱃사람들이

풍란의 향기를 맡고

육지가 가까이 있음을 알고 안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단 두 송이 꽃뿐이서일까?

생각보다는 향기가 강하지 않다.

오히려 미미하게 느껴지지만

달콤함이 더 깊이 들이키게 하는 매력이 있다.

꽃을 자세히 드려다 보자.

향기만큼이나 매력적인 자태다.

가느다란 꽃자루 끝에 달린 기묘한 꽃.

마치 아마존 조에족의 아래 입술 장식 뽀뚜루처럼

기다랗게 휘어진 꽃뿔과

3갈래로 갈라져 뒤로 젖혀진 입술꽃잎.

혀를 내밀고 있는 것처럼 벌어진 꽃뿔 끝 좌우에

아래로 쳐져 있는 꽃받침 두장.

정면에서 보면 꽃잎이 여섯 장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꽃은 꽃뿔 안쪽에 꿀을 담아

매개곤충을 유인하는데

이렇게 기다란 꽃뿔은 어떤 곤충과의 교접을 위한 것일까?

이 기다란 꽃뿔(距)때문에

꼬리난초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우리나라 전남과 경남의 남해안과 제주도

바닷가와 산지 바위나 나무등걸에 착생해 사는 풍란.

남획으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보기는 쉽지 않다.

며칠 전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섬의 절벽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풍란 자생지를 확인했다는 보도는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남해 일부 섬에는 인공 배양한 풍란을 절벽에 이식하여

복원하는 작업들도 시행되었다.

자생하는 종은 멸종되어가지만

배양종은 3,000원 정도면 쉽게 살 수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얼마 전 처음으로 석부작으로 만든 풍란과

무늬종으로 사서 키운 풍란도

꽃을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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