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으름

가루라 2023. 12. 24. 00:59

으름덩굴을 키운 지 4년 만에

올해 본격적으로 달린 으름

조선바나나라는 이름처럼

바나나 모양으로 무더기로 달렸다.

작년 처음 단 한 개만 달렸던 것을

누군가 훔쳐가버려서 많이 아쉬웠는데

올해는 마치 적선에 대한 보담이라도 하듯

풍성한 으름을 보여주었다.

어린 시절 먹어 보았던 고향의 달콤했던 으름 맛과

향기로운 으름덩굴 꽃의 향기가 그리워서

4년 전에 으름덩굴을 한 포기 심었었다.

으름은 머루, 다래 등과 함께

우리나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생과일이다.

고향에서는 어름이라 불렀는데

잘 익어 벌어진 과육은

바나나처럼 맛있고 부드럽다.

다만 씨가 너무 많은 것이 흠이지만

으름덩굴이 있는 곳은

익은 열매를 따 먹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곤 했었다.

요즈음 으름덩굴을 개량하여

씨가 없는 것, 색깔이 보라색 껍질을 가진 것 등이 나오고

관상용으로 심거나 심지어 경작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수형을 잡기 위해 잘라낸 새순을

작년에 처음으로 나물로 해 먹었었는데

식감도 아삭하고 좋았었다.

너무 번지지 않도록 밑 뿌리에서 옆으로 번져나가는 것만 제어하면

굵은 덩굴줄기로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관상수로 추천하고 싶다.

내년에 더 많은 으름을 수확해서

이웃들과 나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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