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정해년 북한산의 일출

가루라 2007. 1. 5. 00:33

 

 

2007년 1월 1일

북한산에 해맞이하러 가야한다는 말에

딸내미, 아들내미는 새벽에 일어나기 힘들다며

눈꺼풀에 고팻대를 지르고

쏟아지는 잠에 기를 쓰고 대항하더니만 

새벽 네시에 결국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답니다.

그랬던 녀석들을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열어

더듬 더듬 어스름 산길을 올라 북한산 중턱에

자리잡고 동녁을 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솓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애띤 얼굴 솟아라

 

여명이 밝아오는 동녁은 짙은 먹구름으로 덮여

예전과 달리 해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에 휩쌓일 즈음

마침내 구름이 갈라진 틈새로 하늘은

붉은 눈을 번쩍 떴습니다.

 

드디어 2007년 붉은 돼지해를 알리는 첫번째 해를

맞이한 것입니다.

 

멀리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북악산 팔각정에서도

환호하는 함성이 북한산 중턱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잠시 눈을 감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사이

하늘은 내 소원을 받아들였다는다는 듯이

이내 눈을 다시 감았습니다.

 

하모니카까지 준비하여 주위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찬송가를 합창하던 극성 신도 아주머니들만 아니었던들

하산길이 더욱 즐거웠을 원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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