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통영 번개1(해저터널)

가루라 2009. 10. 8. 01:03

서울에서 창원까지, 아들 놈 면회길,

이천오백리가 넘는 길을 한달음에 다녀 오다.

 

장성한 아들과의 거리감은

창원까지 가는 길보다도 더 멀게만 느껴지는데

면회 시작시각에 맞추려면 서울에서 도데체 몇시에 출발해야 하는지

아랑곳하지도 않는(?) 아들 놈 덕분에

새벽 세시반 출발, 밤새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여명에 창원 도착,

마침내 여덟시 반에 면회신청을 접수하다.

 

녀석도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빨리 부대를 벗어나고 싶었겠지.

70년대 중반에 입대했던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 조차 면회 오신 적이 없었다는 말은

그런 아들 놈 귓바퀴도 넘지 못하는데....

시쳇말로 요즘 군대가 군대가 ?

 

아침 짬밥조차 거르고 기다렸다는 녀석 때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조반을 때웠음에도 불구하고

맛 없는 식당에서 늦은 조반을 점심겸으로 치르고

일단 창원을 벗어나자는 생각으로 통영으로 내달리다.

 

14번 국도 통영 도산면 학섬휴게소에서 한숨을 돌리는데

휴게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학섬 앞바다는

가히 연안어업으로 인한 해상농장이라 할만큼 부유물로 빼곡하다.  

 마침내 통영에 도착,  통영 해저터널 앞 바다에서 한컷.

 도남동 삼호조선쪽은 아파트를 짓는지

 타워크레인들이 하늘을 찌르듯 서있다. 

 

 정면에 보이는 충무교 밑을 흐르는 통영 운하.

 서있던 지점에서 보면 운하인지 알수 조차 없으나

 이 운하 밑으로 해저터널이 지나고 있단다.

 

 터널이 주는 의미에 반하는 실망감을 금할 수 없는 통영 도천동 해저터널 입구.

 안타깝게도 현역 신분인 아들 놈 얼굴은 가릴 수 밖에ㅉㅉ

 

 1931년 동양 최초로 바다 양쪽에 둑을 쌓고 터널을 만들었다는 터파기 형식의 터널이란다.

 

 통영시 무전동으로 난 해저터널 출구(용문달양이라는 한자만 보면 여기가 중국인가 ?)

 

 일제시대에 지어졌던 학교의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외부 복도 천정들은

 대부분 이런 형태의 목재로 지어졌었다.  

 

 이 해저터널의 바로 위가 통영운하란다.

 터널 출구를 향해 휠체어에 앉은 노할머니를 잰걸음으로 밀고 가시는 할아버지.

 미륵산 오르는 길에 이들 노부부를 다시 만났다.

 힘들게 자신의 키만한 휠체어를 조히 수 킬로미터를 밀고 다니시는 것으로 생각되어

 집사람과 함께 숙연한 마음으로 바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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