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으로 오르는 부암동 골목 끝에서 <쥐손이풀>을 만났습니다.
조그만 잡초의 꽃을 담아내려
따가운 햇볕 아래 불편한 자세로 찐땀을 흘리는 날 보고,
주렁을 옆에 세워 놓고 더위를 피하시던 할아버지 한말씀 하십니다.
"아, 그런 잡초를 붙들고 뭐 하는게요 ?"
글쎄, 저도 뭐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진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아니한 터에
이젠 그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식물학자가 되겠다는 것도
생태사진가가 되겠다는 것도 아님에도 말입니다.
심산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이런 <쥐손이풀> 같은 야생초를 바로 집 근처에서 만나는 기쁨
오로지 그것 하나 때문에
사진질을 하고 블러그질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인간관계도 역시 그래야 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반면 단순히 골치 아픈 잡초로만 인식하고 있는 농부에게는
존재하는 것 자체가 증오의 대상이라는
동전의 앞뒷면 같은 관계를 야생초를 보는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깨닫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
<쥐손이풀>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Geranium sibiricum L.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몽골, 일본, 중국, 시베리아, 북아메리카, 유럽
서식지 : 숲속이나 풀밭, 길가, 인가주변 빈터
꽃 말 : 끈임없는 사랑
이 명 : 손잎풀
영 명 : Siberian Cranesbill
효 용 : 한방에서 전초와 열매를 현초(玄草)라는 약재로 쓰는대
사지마비, 관절분리, 타박상, 이질, 만성설사, 장염,
피부가려움, 옴, 악창 등에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