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世上山行

삼성산, 아기자기한 암봉의 즐거움

가루라 2014. 5. 3. 10:33

삼성산 칼바위능선 국기봉

관악산의 그늘에 가려져 있어서였을까요?

행사다 모임이다 해서 관악산은 여러차례 올랐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삼성산은 처음이었네요.

전 직장에서 모시던 사장님과 당시 임원들 몇이 만나는 퇴직자모임에서

삼성산을 선택한 것은

아직은 현직에 있는 비교적 젊은 후배가 요즈음 산에 빠져 있어서입니다.

매주 토요일 새벽에 청계산을 찍고

일요일은 고교동창들과 다른 산을 간다는 그가 멋진 산으로 추천으로한 것입니다.

 

옛 기록에 의하면 금천현의 진산이라는 삼성산은

서울의 관악구, 동작구, 금천구와 안양시에 걸쳐있는 481m 높이의 그리 높지 않은 산입니다.

도심 가까이 있어서 접근성도 좋은 탓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나 봅니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시계탑 앞에서 만나서 제1광장을 지나

오른쪽에 있는 성주암 뒤로 올라

칼바위능선을 타고 국기봉, 장군바위, 장군봉에서 삼성산을 오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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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광장 

성주암 가는 길 

 성주암

성주암을 바라보고 왼쪽 소로를 타고 오르면

돌산에서 넘어오는 능선과 바로 만나게 됩니다.

 미세먼지로 인한 짙은 스모그로 시야가 제한적인 것이 안타깝지만

이 정도 높이만 되어도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드는군요.

칼바위능선의 초입에 있는 돌산과 안양쪽 호압사에서 올라오는 민주동산을 줌으로 당겨봅니다.

서울대캠퍼스 앞 철쭉동산에서 나들이숲으로 이어지는 메인도로의 벚꽃이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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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서울대 캠퍼스 

민주동산 정상전망대 

이제부터 본격적인 암릉길이 시작되나 봅니다.

너댓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행중 연장자이신 분들은

조금씩 부담스러워 하십니다.

육십고개중반을 넘기면 하루가 다르다더니...

낼모레가 부담스럽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걸어야겠습니다.

저 고개를 넘어야 국기봉입니다.

꽤 가파른 길을 오릅니다.

중간 중간 암릉에 서면 칼바위능선 왔던 길로 길게 이어집니다.

가파른 오름 

가파른 절벽

드디어 칼바위능선의 백미 국기봉 직전의 바위를 타야 하는 길입니다.

부담스러운 분들은 우회하고 몇몇만 바위를 기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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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봉 직전 

국기봉 직전 

국기봉에서 

장군바위쪽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사용해 바위를 타고 넘고 보니

저렇게 아찔한 길이었었네요.

혼자라면 엄두도 내지 않았을 껄

저의 만용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다행입니다.

국기봉을 좀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여러 위치에서 줌으로 담은 사진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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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봉 

국기봉을 배경으로 

암벽에서 줌밍한 국기봉 

비록 크지 않은 작은 암봉이지만 직접 올라보니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손끝 발끝에 전해지는 스릴도 있네요.

그래서 사람들이 암벽에 매달리나 봅니다.

사실 삼성산 칼바위능선은 종종 실족사고가 나는 곳이라는군요.

원경으로 담은 칼바위능선 깃대봉입니다.

날씨만 보태주었다면 멋진 사진도 얻을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아마도 또 다른 날을 기약하게 만드는 여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기봉을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암릉을 타는 길이 계속됩니다.

위험을 감지하신 몇분은 우회하는 길을 택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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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릉 오름

암릉 오름 

암릉 오름 

아마도 여기가 칼바위능선의 정점인가 봅니다.

정확한 정보는 아닙니다만 이곳을 장군바위라 부르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장군봉에 도착하기전 마지막 암릉구간이거든요.

비좁고 날카로운 암릉길에 휴일을 맞은 산객들이 몰려

자칫 위험한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구도로 만들어지는 그림입니다.

다시금 맑은 날의 재등정을 기약하게 하는군요.

장군봉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연장자 두분은 깃대봉 오르기 전 골짜기 길을 택해 삼막사 삼거리로 하산하고

나머지는 저 건너에 보이는 깃대봉을 찍고 하산하여 제1광장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어찌되었던 삼성산 정상의 인증은 다음으로 미루어야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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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봉 정상 

깃대봉 능선 

너럭바위들 

깃대봉 오르는 길 

저 바위 정상이 삼성산 깃대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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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봉 정상 

깃대봉 

칼바위능선 원경 

깃대봉 정상 

깃대봉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이름모를 암봉들입니다.

이게 혹 물개바위능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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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암릉 

하산길 암릉 

관악산 기상관측소 

관악산 송신탑 

깃대봉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 오면 능선 끝자락에서 90도 이상의 각을 이룬 암벽에 다다릅니다.

이 암벽을 타고 내려와서 하산하는 암릉 길이 계속 됩니다.

장군봉쪽에서 망원으로 담은 암벽입니다.

천길 단애 옆으로 설치된 로프에 의지해 아슬아슬하게 내려가나 봅니다. 

밑으로 내려와서 보니 아찔한 높이의 암벽입니다.

여기에서 암벽훈련을 많이 하는지 곳곳에 자일을 걸을 수 있는 앵커가 밖혀 있네요.

불현듯 저 앵커에 링크를 하나 하나 걸고 영화 속 한장면처럼 올라 가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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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아래서 

암벽 전경 

암벽 원경 

이미 하산해서 기다릴 일행으로 인해 마음은 급해지는데

아직도 갈길이 멀기만 합니다.

 계속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바위길에 발도 서서히 지쳐갑니다.

아무래도 이 나이에는 조금 무리였던 코스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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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암릉 

하산길 암릉 

하산길 암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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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모를 암봉

이름모를 암릉 

암벽에서 하산길 

서울대 캠퍼스가 손에 잡힐듯 가까워지고

흙길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길은 거의 종점에 다다른듯합니다.

철쭉동산을 거쳐 제2광장에 다다릅니다.

서울의 벚꽃이 막바지에 이른 4월

광장에는 산행을 즐긴 사람들을 위한 7080 간이음악회도 있고

음악소리에 휘날리는 벚꽃의 꽃비도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그 꽃비 위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는 어르신들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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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계곡 음악회 

휘날리는 꽃비 

게이트볼장 

제게는 개인적으로도 견디기 힘든 4월이었습니다.

굳이 T.S. Eliot의 황무지를 인용하지 않아도

4월은 잔인한 달이었으니까요.

떨어지는 꽃잎처럼 연로한 어머님의 저물어 가는 인생이 서글프고

그것을 막을 수 없다는 생각에 한없는 자과감이 드는 그런 나날들 말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육체적으로 더욱 힘들게 그렇게 연이은 산행을 재촉했었나 봅니다.

내딛는 발 한걸음 한걸음에 온 신경을 쏟다보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으니까요.

산행의 백미는 뒤풀이라는데

오늘은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식당에서 맛있는 소막창구이와 막걸리로 마무리합니다. 

관악산.삼성산 등산지도 

관악산.삼성산 등산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