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설악초

가루라 2014. 10. 26. 00:27

설악초의 꽃을 처음 보았습니다.

꽃이 피기 전까지는 꽃처럼 보이는 잎을 보는 관엽수로 생각했습니다.

북아메리카 온대지방 산지에 자생하는 한해살이풀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어떻게 설악초가 되었는지?

아마도 이 아이의 고향이 산지라

우리나라에서 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설악산의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설악초>

쌍떡잎식물 쥐손이풀목 대극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Euphorbia marginata Pursh

원산지 : 북아메리카 온대지방, 캐나다 동부, 캘리포니아

서식지 : 목초지. 들판 등

꽃   말 : 환영, 축복

이   명 : 설악화, 설화, 빙화, 야광화, 월광초

영   명 : Ghost weed, snow-on-the-mountain, smoke-on-the-prairie, variegated spurge, whitemargined spurge, Ghost spurge

효   용 : 청열해독, 세균성이질, 습진, 수렴제, 최유제, 소종통에 효과가 있다.  

근생엽은 물론 줄기 아랫쪽 잎은 녹색이 대부분이지만

줄기 윗쪽의 잎은 흰색 테두리면적이 훨씬 넓고

마치 하얀 잎에 녹색 줄무늬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하얀 눈을 머리에 인듯 보이기도 하고

마치 그 자체가 커다란 꽃송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대극과 식물의 꽃이 그렇듯 꽃 자체는 작고 쉽사리 눈에 띠지도 않습니다.

줄기 윗부분의 이파리와 포를 하얗게 만드는 것은

화수분이 용이 하도록 눈에 잘 띠는 큰 꽃처럼 보여지게 해서

멀리 있는 곤충을 유도하기 위한 설악초의 생존전략이 아닐까요? 

식물들은 종을 번식하여야 한다는 목적의 주어진 삶에 충실하기 위해

대부분 화수분이 용이 하도록 특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수컷들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직접전략을 구사하지만

일부 자가수정을 하는 식물을 제외하고는

다른 매개곤충을 통해 수정을 해야하는 식물들은 오로지 곤충들을 유인하는 것에 집중해야만 합니다.

꽃이 아름답거나 꽃주변의 잎이 아름다운 것은

기실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화수분을 시켜주는 곤충들을 위한 것입니다.

물론 답례로 꿀이나 꽃가루를 주는 것은 잊지 않지요. 

작지만 단단한 구조로 되어 있는 설악초의 꽃

꽃에 대한 자세한 설명자료가 없어서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처음에는 다섯장의 꽃잎이 피었다가 한장은 바로 떨어지는지 대부분 넉장입니다.

게다가 꽃이 안쪽에 부속물로 보이는 녹색의 납작한 접시 같은 것이 눈에 띄고

화심에는 수술다발과 머리가 둘로 갈라진 3~5개의 암술도 보입니다.

특이한 것은 제 사진에는 없지만

꽃이 채 지기도 전에 화심에서 세개의 씨방이 합쳐진 열매가 달려 나옵니다.

이런 결실방식은 대부분의 대극과식물이 그런가 봅니다. 

작년 가을 평창의 어느 집 석축위에 심어진 설악초를 담았습니다.

담장을 허물어 쌓은 석축 위의 하얀 설악초와 외벽이 어울려 너무도 시원하게 보입니다.

승합차 안에서 담은 사집입니다만 식물체 윗부분이 온통 하얀 꽃처럼 보이죠?

달밤에 보면 달빛을 받아 더욱 하얗게 빛난다는데 직접 보질 못해서... 

최근 어느 지자체는 천변공원을 온통 설악초 밭으로 만들었나 봅니다.

물론 군락을 이루어 하얗게 핀 광경은 보기엔 정말 멋있겠죠.

그러나 식물체에서 나오는 하얀 유액이 알러지를 유발한다는데

외래종식물을 지자체가 앞장서서 대량으로 퍼뜨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환경적 측면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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