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쉬땅나무 꽃

가루라 2015. 2. 18. 11:11

6, 7월부터 초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는 쉬땅나무 꽃입니다.

순진한 시골 아낙처럼 더할 다위없이 단정해 보이는 동그란 하얀 꽃잎이

꽃잎보다 길게 자란 40~50가닥의 긴 수술로 인해

천지분간을 못하는 화려한 바람둥이로 변해버리는 느낌을 주는 묘한 꽃입니다.

복총상꽃차례로 피는 꽃송이가 멀리서 보면 수수이삭모양으로 핀다하여

수수를 쉬땅이라 부르는 평안도 사투리에서 차용 쉬땅나무라고 부른다네요.

 

물론 아래 세번째 사진처럼 꽃이삭 모양을 멀리서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수수의 색깔이 붉은데도 불구하고 그런 상상을 했을까 싶네요.

차라리 피지 않은 둥그런 하얀 꽃봉오리들이 송알송알 달려있는 것이

익기직전의 하얀 수수 알갱이들이 수수이삭에 달려있는 것처럼 보여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더 합리적인 생각은 쉬땅나무의 하얀 꽃이 지고

녹색으로 달렸던 긴 타원형의 열매가 붉게 익은 모양이 수수 모가지를 닮게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게 아닐까 싶습니다.  

 

<쉬땅나무>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활엽관목

학   명 : Sorbaria sorbifolia var. stellipila MAX.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북동부 등지

서식지 : 산기슭 계곡이나 습지

이   명 : 개쉬땅나무, 밥쉬나무, 쉬나무, 성모진주매

효   용 : 관상수, 울타리목으로 쓴다. 이른 봄에 난 새순을 식용한다.

           밀원식물로 꽃은 구충, 치풍에 약용한다.

쉬땅나무라 붙여진 이름에 어떤 연유가 있은들 꽃의 본질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저 바라만 보아도 아름다운 꽃은 보는 사람의 심리상태에 따라

처연하기도 하고 따뜻하고 밝게 보이기도 하고

수수한 것이 때로는 화려하게 보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요!

그저 꽃은 그 자리에 늘 자연 그대로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인간의 마음이 그 때 그 때 다를 뿐...

항상 변함이 없는 자연을 바라보는데도 이렇진데

하물며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늘 같은 시선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서로 사랑하여 연애를 하다가 결혼까지 한 부부들이

대부분 결혼 후에는 달라졌다고 얘기하는 것을 봅니다.

특히 아내들이 그런 말들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결혼의 환상이 깨어지고

그것이 불씨가 되어 파경에 이른 부부들을 주위에서 흔히 봅니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은 꿈이고 이상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꿈과 현실

그 인식의 차이가, 그것에 대한 상상의 크기와의 괴리가

삶에 대한 시각을 달라지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특이한 순 우리말 이름 쉬땅나무의 유래에 대한 상이한 시각을 보며

생각해 봅니다.

설 명절을 앞둔 오늘

명절 후유증을 느낄만큼 설을 준비하고 지내는 과정에서 첨예하게 드러나는 시각의 차이들

사실 농경기시대에 만들어진 설의 본질은

생산에 투입 될 가족 모두, 나아가 서로 도와야 하는 이웃까지 아울러

한해 농사를 앞두고 서로를 보둠어 주는 장이자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아무쪼록 설 명절의 본질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고

온가족 그리고 왕래하는 이웃까지 함께 즐기는

행복한 설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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