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미국자리공

가루라 2015. 2. 6. 00:52

<미국자리공>

어린시절 우리는 잉크나무라고 불렀습니다.

특별한 장난감이 없었던 60년대의 아이들은

놀이도구 먹거리들을 대부분 자연에서 구했었죠.

검붉게 잘 익은 열매를 따서

서로에게 던져서 잉크물이 들게 만들거나 피하는 놀이

양손가락으로 잘 익을 열매를 꼬옥 누르면 종자가 튀어나가거나 물기가 튀어서

얼굴에 묻는 것 조차도 까르르 거리며 놀았던 놀이 기구였었습니다.

 

다 큰 성인이 된 후에야 이것이 미국에서 건너온 괴물식물중의 하나인

미국자리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얘들이 들어오기 전에 이 땅에 자라던 토종 자리공을 밀어내고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바람에

토양을 급속도로 산성화 시키는 환경공해식물로 오해 받기도 했지만

산성화된 토양에 잘 자라는 특성으로

오히려 생태계 파괴를 가늠하는 지표식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자리공>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자리공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Phytolacca americana L.

원산지 : 미국

분포지 : 한국 전역, 미국 전역

서식지 : 인가 주변, 쓰레기장 언저리 등 햇빛 잘드는 산성토양

영   명 : Poke-berry, American Pokeweed

효   용 : 어린 순은 나물로 먹으나 독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미상륙(美商陸)이라 하여 약재로 쓴다. 전신이 부었을 때, 만성신우신염이 있을 때,

           복수가 찾을 때 처방하며 능막염, 심장성 부종에도 효과가 있다.

           종기와 진균에 의한 피부병에 짓찧어 붙이면 효과가 있다. 열매는 염료로 쓴다.

이 땅에 미국자리공이 들어오기 전에 자라던 토종 자리공은

미국자리공에 쫓겨 심산에서나 볼 수 있답니다.

꽃과 열매가 위로자라는 토종 자리공과 달리 미국자리공은 아래로 향합니다.

토종 자리공의 줄기와 꽃줄기가 녹색인데 반해 미국자리공은 붉은색입니다.

제가 담은 이 자리공은 그리보면 미국자리공이 아니라 통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줄기나 꽃줄기의 색깔이 연한 분홍빛이고 꽃줄기도 위로 향하니 말입니다.

아마도 심산으로 쫓겨가기에는 너무 억울해서 우리 동네에 굳건히 뿌리내렸나 봅니다.

안타깝게도 완전히 익은 열매를 담은 사진은 없지만

혹시 이것이 토종 자리공인지 미국자리공인지

구별할 수 있는 분께서는 리플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땡에 자라는 미국이라는 이름이 붙은 외래식물은 참 많기도 하지요.

미국제비꽃, 미국나팔꽃, 미국쑥부쟁이, 미국민들레, 미국가막사리, 미국담쟁이덩굴,

미국개기장, 미국까마중, 미국자리공 등등

대국에서 온 배경에 걸맞게 대부분 생존력이 강해서

금방 토착식물을 몰아내버리는 생태계 교란 내지는 파괴식물로 오해를 받곤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래종은 이미 토종화 되다시피해서

어느 것이 원래부터 주인이었었는 알수 조차 없는 날이 오겠지요?

그 때쯤 되면 외래종이냐 토종이냐의 이분법도 무의미해질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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