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개나리 소분 키우기

가루라 2016. 1. 31. 22:16

1월의 마지막 날

작은 화분에 개나리 한 송이가 활짝 피었습니다.


벌써 한 오륙년은 되었나 봅니다.

담장 위로 파고든 개나리 뿌리를 정리하다가

끌텅 하나를 작은 소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정종 잔보다 작은 화분인지라

뿌리내리고 살 흙이라고는 채 한 줌밖에 않되는 소분이었지요.

거기에 뿌리가 안착하여 살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게 개나리였지만

담장 위 약간 쌓인 흙 속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게 가상하여

그나마 그 보다는 조금 많은 화분토로 옮겨 준 것이지요.

그게 이렇게 큰 기쁨을 줄 것이라는 것은 몰랐습니다.

화분토가 너무 적어서

한 여름에 걸핏하면 이파리를 축 늘어뜨리곤 했으니 말입니다.

물을 3일 이상 머금고 있을만한 흙이 없었죠. 

그래도 물에 담궈 놓으면 언제 그랬느냐는듯

싱싱한 이파리를 번쩍 치켜들고

새로운 줄기를 하늘을 향해 고추세웁니다.

지난 여름 너무 고생을 했던 탓인지

올해는 달랑 한 개의 꽃을 피웠습니다.

그래도 그 꽃 한 송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개나리와 저는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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