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動物世上

청설모

가루라 2016. 10. 11. 00:22

월동을 위해서는 먹을 수 있을 때

맘껏 먹어두어야 합니다.

동면으로 겨울을 나는 포유동물들에게

가을은 치열한 생존의 준비 기간입니다.

그러나 다람쥐와 달리 겨울잠을 자지 않는 청설모는

먹이를 땅속, 바위틈, 나무 밑둥 여기저기 저장해둡니다.

물론 공간 지각력이 정확하지 않아서

저장해두 먹이를 다 찾아내지는 못하지요.

그래서 더 부지런히 먹이를 저장해야 합니다.

같은 먹이를 두고 영역을 다투는 다른 설치류 동물들조차 버거운데

하물며 먹이사슬의 최정점 포식자인 인간들과의 경쟁이라니

법으로 금지하기도 하고 캠페인도 전개하지만

요즈음도 산에는 도토리를 줍는 산객들이 많이 보입니다.


북한산 산행중 만난 청설모 한 마리

이 아이의 표준명은 청서(靑鼠)랍니다.

청서의 털을 청설모라 하여 예로부터 붓을 만들 때 사용하여

흔히 청설모라 부릅니다.



<청서>

쥐목 다람쥐과의 척추동물

학   명 : Sciurus vulgaris corea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중국, 시베리아, 일본, 유럽 등

서식지 : 큰 나무줄기 또는 나뭇가지 사이

이   명 : 청설모

효   용 : 붓을 만드는데 요긴하게 쓴다.


소나무 밑둥에 기대어

제 먹이의 경쟁자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청서에게는 내가 제 삶에 전혀 간섭하지 않을

아웃사이더로 보였나 봅니다.

이내 다시 먹이활동에 몰입합니다.

그래도 인간은 역시 믿을 수 없는 동물이야.

경계를 늦추어서는 않된다는듯

계단을 막고 다시 한번 의심의 눈초리로 쏘아 봅니다.

300mm로 길게 빠져 나온 제 카메라 렌즈가

경험해보지 못한 무기로 보여졌던 것일까요?

재빨리 나무를 타고 사라집니다.

자연 속에서 나는 아웃사이더이듯이

세상사에도 그렇게 국외자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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