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世上山行

다시 봉산에서

가루라 2016. 12. 8. 01:29

편안한 산길을 걷기 좋아하는 몇몇 친구들과 다시 찾은 봉산

이젠 나이들어감을 느끼는 탓인지

편안함을 주는 산길이 다들 너무 좋다고들 하네요.

봉산은 서울둘레길 제7코스구간에 들어 있는 낮은 산 중 하나입니다.

원래 봉산앵봉산구간은 총 16.6Km 6시간 10분이 소요되며

가양역에서 월드컵공원, 불광천, 봉산, 앵봉산을 거쳐 구파발역까지 이어지는

능산의 숲길이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우리는 앞 부분은 떼어 내고 6호선 증산역에서 만나 증산체육공원 뒤로 올라

수색산, 증산공원, 봉산에 올라 수국사로 내려옵니다.

11월 중순 이곳의 단풍도 막바지입니다.

미처 떨구지 못한 빨강, 노랑 단풍잎들이

짙은 스모그를 뚫고 내리는 미약한 햇살에도 밝게 빛납니다.

이 구간의 능선길은 중급이라 분류되어 있지만

오름과 내리막이 그리 급하지 않아서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비록 군락을 이룬 것은 아닐지라도

군데 군데 서있는 키 작은 단풍은 진한 선홍빛입니다.

주렁주렁 달린 키 큰 팥배나무 열매조차도

빨갛게 익은 가을을 알립니다.

흙길과 나무계단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길

군데 군데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벤치가 놓여 있는

멋진 산책길입니다.

오르내림 속에 적당한 땀을 쏟고 나면

좌우의 시야가 확 터지면서 봉산 봉수대가 나타나지요.

고려초기 봉수제도를 도입한 이래 조선 중기까지 이용되었던 봉현봉수가 있던 터에

2011년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한 봉수대의 모습입니다.

이 곳 봉수대에 서면 동쪽으로 북한산의 서면과 한양도성 북서쪽이 훤히 보입니다.

서쪽으로는 고양시 일원이 한눈에 들어서

고양시 고봉산봉화에서 보내는 봉홧불 신호를

한양의 안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요즈음 말로 하면 일종의 허브였던 셈이지요.

진한 스모그로 인해 잘 보이지는 않지만

북한산 자락과 인왕산, 안산이 한눈에 듭니다.

봉수대와 북한산 

북한산쪽 도심 전경 

제법 경사가 급한 계단의 하산길이 봉수대에서 길게 이어집니다.

서오능에서 넘어 오는 길과 연결되는 지점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수국사로 하산합니다.

<守眼舍>

수국사의 부처님

수국사 경내

은평구 갈현동에 소재한 수국사(守國寺)는

1459년 세조의 명으로 창건된 오래된 고찰입니다.

세조의 장자 숭(崇)이 죽자 덕종(德宗)으로 추존하고 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짓게 했답니다.

일반 법당처럼 화려한 단청을 한 것이 아니라

내외부 모두를 금분칠한 황금법당인 황금보전이 특이합니다.

구산역 근처에서 기다릴 다른 일행과의 점심약속시간 때문에

수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서울둘레길 제7구간 봉산앵봉산구간은

여름철에는 숲그늘 사이로 뜨거운 햇빛을 피해서 걸을 수 있고

가을에는 여기저기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 숲길을 걸을 수 있는

멋진 트레킹코스입니다.

내년 가을에는 다들 한번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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