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世上山行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가루라 2017. 6. 20. 01:10

40여년만에 다시 오른 무등산

당시에는 정상이 모두 군사보호구역으로 입산이 제한되어서

규봉암, 서인봉(세인봉), 중머리재, 중봉까지 오르는게 고작이었습니다.

해발고도 1,187m의 낮지 않은 산이었지만

접근고도로 보면 1,000m도 안되는 산이었던 것이지요.

그나마 매년 1월 1일 딱 하루

서석대, 입석대까지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을 위해 무등산자락 근처에 자취하는 친구집에서

밤새워 놀다 새벽녁에 번번히 잠드는 바람에

결국은 사진으로나 봤지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모처럼 연휴에 고향에 갔던 길에 찾았습니다.

<서석대에서 담은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

학창시절 무등산을 오르는 길은 두갈래였습니다.

증심사계곡을 통해 서인봉, 중봉을 오르거나

무등산장 원효분소를 통해 장불재, 규봉암을 다녀오는 것이었죠.

입석대, 서석대를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

원효분소에서 제철유적지를 지나 무등산옛길로 장불재에 올라

입석대, 서석대를 거쳐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무등산 인근에는 충장공 김덕령장군과 관련된 유적지가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장군을 모시는 충장사가 지척에 있고

임란 때 칼과 창을 만들어 의병활동을 지원하던

제철유적지와 주검동 유적이 공의 유허비처럼 남아있습니다.

제철유적지 

주검동 유적 

무등산옛길은 조선시대의 보부상들로 부터

1960년대에 무등산 정상의 군부대 보급물품을 나르던 길이었습니다.


울창한 낙엽활엽수와 침엽수 등 원시림을 지붕삼아

시원한 숲길을 걷는 구간입니다.

여기저기 펼쳐져 있는 다양한 크기의 마당바위들에 앉아 쉬어가기도 하고

무등산옛길의 바위

무등산옛길


약 3.8km 구간의 하늘을 덮는 숲길을 오르다 보면

군부대에 오르는 군사용도로와 만나면서 비로소 시야가 열립니다.

<중봉 정상의 사람들>

숲을 벗어나 트인 시야에 중봉과 중봉 능선을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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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 능선 안테나

바위지대

중봉능선

중봉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무등산의 특징을 말해줍니다.

1,100m가 넘는 전형적인 흙산이어서

시내에서 올려다 보아도 편평한 무등등(無等等)

위에서 내려다 보아도 무등등

그래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조에 서석산(瑞石山)이라 불렀던 산이

무등산이 되었다던가!

위를 올려다 보니

하늘에 울타리를 친듯

서석대의 웅장한 주상절리가 봉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중봉 한쪽 면에도 남아 있는 주상절리

무등산은 비교적 평평한 흙산임에도

서인봉, 규봉암, 입석대, 서석대, 비룡대 등

주상절리가 만들어 낸 기암괴석이 곳곳에 널려 있어서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평범함과 기이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명산입니다.

서석대와 입석대를 따로 하이앵글로 담아 봅니다.

마치 산 정상에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성채(城砦)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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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서석대

입석대

장불재에는 초파일을 맞아 규봉암에 가려는 불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장불재에서 정상을 담은 전경입니다.

마음이 턱 널부러지듯 평온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산 정상입니다.

오르는데 전혀 부담이나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는 편안함

그 자체가 온 몸으로 오는 전경이지요.

장불재에서 담은 전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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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봉암으로 넘어 가는 길

서석대

장불재에서

장불재의 넓은 평원처럼 늘어진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려

입석대를 향합니다.

입석대 가는 길

입석대 원경

드디어 눈 앞에 선 입석대

금강산 관광을 갔을 때 해금강을 대했던 감동이 눈앞에 옵니다.

마치 해금강을 산 정상에 옮겨 놓았다고 해야 할까요?

해금강에서, 울릉도에서, 제주도에서

바닷가의 주상절리는 많이 보았었지만

산 정상에 하늘을 찌를듯 서있는 주상절리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관동팔경의 총석정이 따로 없어 보입니다.

저의 시야각의 제한으로 한 눈에 들지 않는 입석대를

파노라마로 이어붙여 보았습니다.

입석대를 여러 각도에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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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대 동남쪽

입석대 동쪽

입석대 상부

입석대를 내려다 봄

입석대를 지나 오르막을 잠깐 오르면

축소판 입석대 바위가 있습니다.

이 바위 정상에 서면 위 맨 오른쪽 사진처럼 입석대가 내려다 보이지요.

이 곳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막상 오름을 타기 시작하면

아래에서 보이는 것처럼 평지는 아닌 이상한 오름을 경험하게 됩니다.

주상절리 형성과정의 한단계를 보여주는 승천암입니다.

스님을 놓아준 이무기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마치 가래떡을 뽑아내는 것처럼 바위가 융기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 서면 서석대 오른쪽으로 무등산의 주봉인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이 보입니다.

여전히 군사보호지역이어서 201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에도

특별히 개방된 날에만 갈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암들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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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

기암

기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정상은

그야말로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것처럼 보입니다.

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거리낄 것이 없는 서석대 정상의 모습입니다.

서석대 정상에 이르는 길

서석대 정성의 등산객들

서석대 정상 문턱에서 올라왔던 길을 되돌아 봅니다.

입석대와 장불재 뒤로 화순쪽으로 연결되는 첩첩 산들이 스모그 뒤에 아스라이 숨었습니다.

드디어 아래에서 올려다 보던 입석대의 단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무등산 정상 주봉들입니다.

인왕봉

무등산 천지인 주봉

드디어 서석대 정상입니다.

사각, 육각으로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위들

이러한 바위들이 지상으로 노출되면

선바위로 우리 눈앞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겠지요?

넓직한 무대처럼 보입니다.

이 곳에 서면 광주 시내가 한눈에 보일텐데

아쉽게도 짙은 스모그와 미세먼지에 가려 보이지가 않습니다.

서석대 상부의 여기저기를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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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서석대

서석대

서석대 상부의 넓은 공간은

무등산의 품 만큼이나 넓습니다.

누구나 무등등하게 품어주는 산

어린시절부터 늘 보아 왔던 그 산의 정상에

육십고개를 훨씬 넘겨 이제야 안겨 봅니다.

여기저기 솟아있는 주상절리의 기상은

아직도 난 늙지 않은 청년기 산이라는데

청춘에 바라보면서

마음 속에 기상을 품어왔던 그 산을

이제야 왔습니다.

우뚝 솟은 입석대, 서석대의 기상처럼

아직도 나는 팔팔한 청춘이라 외쳐봅니다.

그래서 산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을 머물게 하고

또 사람을 품어 주나 봅니다.

40여년만에 처음으로 밟아 본 무등산 서석대에 서니

한동안 발걸음을 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왕복 두시간반에 최대 세시간을 생각하고 나섰던 길

특별히 먹을 것도 준비하지 않고 올랐던 길이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에 하산을 서두릅니다.

서석대 전망대로 가기전에 보이는 바위군

마치 누군가가 날카로운 칼로 재단해 놓은 듯 신비롭기만 합니다.

서석대 옆 바위군

와이드로 담은 사진

인증사진 한 컷

드디어 서석대의 거대한 바위 성채 앞에 섰습니다.

목책으로 외벽을 세워 만든 중세 유럽의 성벽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시 보면 고색창연한 성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만듭니다.

서석대

서석대

서석대를 보고 내려오면

하늘을 찌를듯 솟아 있는 거대한 돌기둥이 가슴을 막아 섭니다.

이 곳을 비룡대라 부르나 봅니다.

비룡대

비룡대

비룡대

고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우뚝 솟은 바위기둥

비룡대

서석대에서 군사도로로 내려서기 전에 보이는

돌기둥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오래도록 기억될 무등산의 모습

밋밋하게 보이기만 했던 기억 속의 무등산 정상이

새로운 모습으로 사십여년만에 다시 각인 되는 날이었습니다.

다시 옛길을 통해 원효분소쪽으로 하산하는 길

벌써 서쪽에 비스듬히 누운 태양이

숲 속 여기저기에 짙은 숲그늘을 만들어 냅니다.

무등산장에서 바라본 무등산 정상은

악산(岳山)에서나 볼 수 있는 기암괴석을 언제 보여주었느냐는듯

어느 새 사십여년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습니다.

육십여년동안 가슴 속에 품어왔던 그 산, 그 모습으로

모두에게 무등등한 마음으로 살라는 예전의 메시지 그대로

제 가슴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무등산 산행지도>

무등산국립공원 안내도

 옛길탐방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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