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動物世上

무당개구리

가루라 2017. 10. 12. 01:34

서울 도심 한복판에 무당개구리라니!

7~8년 전쯤부터 우리집을 찾아와 산란을 하고 가는 무당개구리.

노랑어리연이나 연 등 수생식물을 심기 위해

마당 구석 한 켠에 플라스틱 수조를 묻었습니다.

홍제천 상류 계곡과의 거리도 꽤 많이 떨어져 있는데다가

우리집까지 오려면 엄청 가파른 급경사의 숲길을 타고 올라와야만 합니다.

이 아이는 도데체 매년 어디에 있다가 오는 것일까요?

그것도 여기에 물이 마르지 않은 수조가 있는 것을 어찌 알았을까요?

<무당개구리>

척추동물 무미(無尾)목 무당개구리과의 양서류

학   명 : Bombina orientalis Boulenger

분포지 : 한국, 중국, 우수리강

서식지 : 연못이나 산골짜기 맑은 물

이   명 : 고추개구리, 귀신개구리, 독개구리, 비단개구리

늦은 오월에서 유월초경 저녁

마당에서 짧은 휘파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것이 7, 8년 전쯤입니다.

처음에는 무슨 휘파람새소리인가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당 수조에서 텀벙거리는 소리에 안을 드려다보니

등허리에 까만 돌기가 가득한 검은 색깔의 개구리 두 마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잡아서 살펴 본 그 아이의 정체가 이렇습니다.

무당개구리는 몸 길이 4~5cm에 등면이 검은빛을 띤 녹색 또는 푸른빛을 띤 녹색이거나

흑갈색바탕에 크고 작은 검은 돌기가 가득한 흉칙한 모양이랍니다.

게다가 배면을 보면 매끄럽고 붉은색 또는 누런빛을 띠는 붉은색의 선명한 바탕에

검은색의 불규칙한 무늬가 흩어져 있습니다.

배면의 이런 무늬 때문에 무당개구리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흉칙한 외모로 인해 귀신개구리, 비단개구리, 고추개구리 등으로도 불리웁니다.

위험에 처하였을 때는 독을 분비한다고 독개구리로 불리는데

그래서 그런지 잡았던 손이 얼얼한 느낌입니다.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타인의 주거지에 불법침입한 것도 모자라

방사를 치르고, 알을 낳고, 새끼까지 키우고 난 후,

인사도 없이 이소하는 이 무당개구리 부부를 계속 받아들여야 할까요?

꼬리가 달랑거리는 꼬마개구리가

위 사진처럼 꼬리가 떨어지고 난 후에 이소 하는데

이소할 즈음이면 적어도 새끼만 해도 대여섯마리 정도 됩니다.

그러나 매년 마당의 수조를 찾아오는 무당개구리는

달랑 암수 한 쌍뿐입니다.

매년 찾아왔던 부모개구리가 계속 찾아오는 것인지

성장한 새끼 중에 한 쌍이 오는 것인 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벌써 몇 년째 제 집인냥 찾아 오는 이 아이를

매몰차게 쫓아 버릴 수는 없습니다.

집사람은 그렇찮아도 숲모기가 많은 데

모기가 서식할 집을 만들어 주는 수조를 치워버리자고

매년 여름이면 볼멘소리를 하곤 합니다. 

그래서 올 봄 연뿌리와 노랑어리연 그리고 열대수련을

치워버리자는  말이 나오기 전에 사다 심어버렸습니다.

매년 잊지 않고 찾아오는 무당개구리 부부의 산란처를

차마 없애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혹시 알겠습니까?

이름은 독개구리라지만

이 아이가 우리 집에 복을 가져다 줄지?

어쩌면 초여름밤 산란을 위한 신호를 보내는 짧은 휘파람 소리를 듣지 않고는

여름이 온 것인지 확신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이 무당개구리부부가 우리 집을 찾아올 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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