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부처나비

가루라 2018. 9. 7. 01:25

늦은 오후 인왕산 능선에서 작고 귀여운 부처나비를 만났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달아나기를 몇번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이 아이의 얼굴을 대면할 수 있었네요.

이미 서산에 길게 기운 햇살로 인해

얼굴을 제대로 담아줄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부처나비는 이름 그대로

맘 넓은 부처님처럼 얼굴은 상관 없이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이름값을 하는 나비인가 봅니다.


<부처나비>

절지동물 나비목 네발나비과의 곤충

학   명 : Mycalesis gotama Moore, 1857

서식지 : 풀밭, 인가 가까이 있는 잡목림 나무 그늘이나 숲길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미얀마, 인도차이나 북부

출현기 : 4월 ~ 10월

이 아이는 어떻게 부처나비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날개에 눈알무늬를 가진 다른 나비들도 많은데

심지어 뱀눈그늘나비, 먹나비, 굴뚝나비, 눈많은그늘나비 등

별로 호감이 가지 않는 이름들도 많은데 말입니다. 

물론 종소명이 gotama여서

석가모니의 어린 시절 이름인 고다마 싯다르타(Gautama Siddhartta)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국명을 부처나비로 붙였을까요?

앞날개 길이가 20~28mm 정도로 그리 크지 않고  날개는 암갈색입니다.

앞날개에 테두리가 황색이고 중심이 흰색인 눈알무늬 2개가 있고

앞끝에 가까운 것이 작습니다.

날개를 펼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윗면을 볼 수 없었지만

뒷날개에도 여러개의 눈알무늬가 있습니다.

암컷이 수컷보다 바탕색이 연하다는데

특징적인 면이 그것뿐이어서

전문지식이 없이는 암수구별이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암컷일까요, 아니면 수컷일까요?

밝은 햇살아래에서 선명한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해질녁 부드러운 햇살과 숲그늘로 인해

제게는 오히려 이름에 더 걸맞게 부드러운 부처나비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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