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인왕산 능선에서 작고 귀여운 부처나비를 만났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달아나기를 몇번을 거듭한 끝에
어렵게 이 아이의 얼굴을 대면할 수 있었네요.
이미 서산에 길게 기운 햇살로 인해
얼굴을 제대로 담아줄 수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부처나비는 이름 그대로
맘 넓은 부처님처럼 얼굴은 상관 없이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이름값을 하는 나비인가 봅니다.
<부처나비>
절지동물 나비목 네발나비과의 곤충
학 명 : Mycalesis gotama Moore, 1857
서식지 : 풀밭, 인가 가까이 있는 잡목림 나무 그늘이나 숲길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미얀마, 인도차이나 북부
출현기 : 4월 ~ 10월
이 아이는 어떻게 부처나비라는 고상한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날개에 눈알무늬를 가진 다른 나비들도 많은데
심지어 뱀눈그늘나비, 먹나비, 굴뚝나비, 눈많은그늘나비 등
별로 호감이 가지 않는 이름들도 많은데 말입니다.
물론 종소명이 gotama여서
석가모니의 어린 시절 이름인 고다마 싯다르타(Gautama Siddhartta)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국명을 부처나비로 붙였을까요?
앞날개 길이가 20~28mm 정도로 그리 크지 않고 날개는 암갈색입니다.
앞날개에 테두리가 황색이고 중심이 흰색인 눈알무늬 2개가 있고
앞끝에 가까운 것이 작습니다.
날개를 펼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윗면을 볼 수 없었지만
뒷날개에도 여러개의 눈알무늬가 있습니다.
암컷이 수컷보다 바탕색이 연하다는데
특징적인 면이 그것뿐이어서
전문지식이 없이는 암수구별이 힘들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암컷일까요, 아니면 수컷일까요?
밝은 햇살아래에서 선명한 사진을 구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해질녁 부드러운 햇살과 숲그늘로 인해
제게는 오히려 이름에 더 걸맞게 부드러운 부처나비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