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강남 대모산의 나무들을 하얗게 뒤덮었던 미국선녀벌레
이 끔찍스러운 놈들이 강북의 도심 속 공원은 물론
인왕산, 북악산 심지어 북한산 자락까지 하얗게 뒤덮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성충이 되어서
밤이면 방충망에 다닥다닥 달라 붙습니다.
3~4월에 부화한 후 약충 시기인 5월이 방재 적기라는데...
종묘사에서 약을 사다가 호단과 감나무에 뿌렸지만
이웃에서 날아오는 놈들을 막을 수가 없네요.
<미국선녀벌레>
절지동물 노린재목 선녀벌레과의 곤충
학 명 : Metcalfa pruinosa (Say, 1830)
원산지 : 북미
분포지 : 북미, 남부유럽, 한국, 일본, 중국 남부지방, 대만, 동남아시아
약충 때는 나뭇잎 뒷편과 줄기를 하얀 솜과 같은 왁스로 뒤덮어
나무의 성장을 막는 것은 물론
바람 부는 날이면 주위에 하얗게 날려서
사람의 건강에 까지 악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무 밑에 차를 세워 놓으면
약충이 싸지르는 분비물로 자동차 표면은 꿀을 발라 놓은듯 끈적끈적 번들번들하고
혹시 분비물이 사람의 눈에라도 들어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징그러운 놈을 왜 미국선녀벌레라 부르는지?
<방충망에 붙은 선녀벌레 성충>
작년 우리 동네 아카시나무에 하얗게 달라 붙어 있더니
올해 더 극성이어서 방재요청을 했지만
방재차 출동하신 분의 말로는 온 도심에 다 번져서
항공방재가 아니면 퇴치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럼 항공방재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 했지만
민원때문에 항공방재를 할 수 없다네요.
방재일을 사전에 고지해서
장독이나 애완동물들을 단속하게 하면 되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봅니다.
인왕산에서 만난 미국선벌레의 하얀 솜 같은 섬유질이 떨어져 나간자리에
성충들이 줄줄이 앉아 있습니다.
왁스같은 섬유질은 댕댕이덩굴에도 붙어 있고
누리장나무 잎 뒷편에는 알에서 갓 깨어난 1령 정도의 약충이
8월에도 구물구물합니다.
자료에는 오월에 한번 출몰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게 아닌가 봅니다.
미국선녀벌레 알 | 미국선녀벌레 약충 |
감나무, 배나무 등 유실수에만 피해를 주나 했는데
모든 활엽수에는 다 기생하나 봅니다.
아카시나무, 누리장나무, 팥배나무 심지어 단단한 참나무까지
<누리장나무의 미국선녀벌레>
국내에 천적이 없는 이 놈들이
얼마나 더 극성을 부릴 지 예상하기 힘드네요.
01 | 02 | 03 | ||
참나무의 미국선녀벌레 | 팥배나무의 미국선녀벌레 | 미국선녀벌레 성충들 |
이렇게 벌레가 창궐하는 상황이라면
대대적인 항공방재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몇년 전에 극성을 부리다가
지금은 좀 잠잠해진 중국꽃매미처럼 스스로 도태되기만을 기다르는 걸까요?
산란을 기다리는 성충들이 이렇게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