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빛내림

가루라 2020. 11. 9. 00:34

#빛내림

해 질 녘

하늘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빛내림.

그 쇼는 순식간에 끝난다.

지난 금요일 일산 어느 고층아파트에서 담은

해 질 녘 빛내림.

폰카의 성능이 좋아져서

프로모드에서 WB와 셔터스피드 등을 조절하여

비슷한 느낌을 만들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Full Frame 카메라와 비교하기는 그렇다.

연이틀 강한 미세먼지와 황사로

공기가 뿌옇던 날.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으로 덮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진기를 들고 갔었다.

갈라진 구름 사이로 시작된

태양의 레이저 조명 쇼.

김포 검단 신도시 하늘에서 시작된 빛의 커튼은

동남쪽으로는 계양산에서

서쪽으로는 인천 앞바다까지 펼쳐졌다.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어서

환상적인 그 순간을 담을 수는 있어도

온전히 그 느낌까지 담을 수 없어 아쉽다.

진한 미세먼지와 황사로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K값을 높여서 더 붉게 담으니

오히려 더 몽환적이다.

땅에 내리웠던 빛의 커튼은

이내 걷히고

언제 그랬느냐는듯

하늘은 또 평상시의 얼굴로 돌아왔다.

흔히 석양을 노년에 비하지만

이런 하늘은 청년이다.

인생을 아름다운 석양에 비교하는 것은

호사일 뿐이다.

'좋은사진 > 풍경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빛내림  (0) 2020.11.23
정릉계곡 단풍산책  (0) 2020.11.14
아, 단풍잎 !  (0) 2020.11.05
백사실계곡 단풍  (0) 2020.10.30
코로나 속 가을 하늘  (0) 2020.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