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비봉능선 설경이다.

해마다 적설기에 두세 군데 산을 찾았었지만

올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눈 덮인 산을 혼자 찾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몇 해전처럼

눈이 엄청 많이 온 것도 아니라

하얀 눈에 살짝 덮인 북한산이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다.

북한산 문수봉

예전에는 태백산, 소백산, 선자령 등

산악회를 통한 원정산행을 통해

눈이 많은 강원도를 찾아 갈 수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북한산 보현봉

원정 산행을 가지 않을 때는

북한산 비봉능선쯤은 혼자서도 다녔었지만

이젠 혼자하는 겨울산행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북한산 비봉

점점 몸을 사리고 소심해져 가는

나 자신이 싫다.

뭘 보자고,

또 얼마나 오래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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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의 정신까지 위축된 요즈음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푸르르고

구름은 솜이불처럼 포근하고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인다.

옛날 어린 시절의 가을 하늘을 되찾은듯 싶다.

사에 닿을듯 가깝게 보이는 북한산.

일년 중 이런 날이 몇번이나 있었으랴?

중국이 산업화의 길을 달린 이래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와 미세먼지로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다는 우리의 애국가를 허구로 만들었던 시절

잃어버린 것이 있으면

되찾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던가.

몇년 전 홀로 올랐다 오금을 저리며 내려왔던 북한산 비봉

나는 두번 다시 오르지 않으리라 했건만

저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나를 불러 올리는구나.

문수봉 능선이야 문수보살처럼 자비롭기만 하지만

보현보살의 상징과 달리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보현봉조차

입산금지를 무시하는 비 양심적인 사람들의 만용조차 훤히 보인다.

코로나로 다들 노심초사해도

할 일을 다하는 사람들.

 

김종해 시인은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고 노래한다.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중 일부

내게 시가 필요한 계절이다.

<북한산 비봉능선 타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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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비봉과 보현봉, 승가봉 능선을 파노라마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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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의 여러 봉우리들 중에서 도심과 가장 가까이 있는 봉우리

보현봉을 한바퀴 돌아 봅니다.

훼손지 확산방지와 식생복원을 위하여 입산금지중이라

직접 올라 갈 수는 없고 먼발치로만 봅니다.

 

겨울은 겨울대로, 또 가을은 가을 모습으로

광화문 대로에서도, 울집에서도 빤히 보이는 보현봉

간혹가다 높이 치솟은 바위 위에 동상처럼 서있는 산객들이 보이면

불현듯 쫓아 올라가고픈 보현봉

그래도 입산 금지가 풀릴 때까지는 참아내고

이 길로나마 가까이 가봅니다.

 

집에서 반나절 길로 느릿느릿 세시간여를 생각하고 출발합니다.

평창공원지킴터->일선사->대성문->대남문->문수사->구기탐방지원센터까지

거리상으로는 5.2km에 불과하지만 정상적인 보폭으로도 약 170분이 소요되는 구간입니다.

지난 겨울에 찍은 아래 사진의 보현봉 우측으로 올라

뒷편을 돌아서 좌측으로 내려 오는

감칠나는 산행입니다.

눈보라가 보현봉 허리를 감싸던 작년 12월 어느 날

평창동 평창공원지킴터를 지나 완만한 오름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내 형제봉 산자락과 맞닿은 암릉 사이로 보현봉이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보현봉 원경

보현봉 줌인 

 

입구에서부터 비교적 넓고 순탄한 길을 약 40분쯤 오르면

형제봉 능선과 맞닿은 길이 이어지고

그곳에서 약 10분쯤 더 오르면 일선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정릉에서 넘어 오는 길과 합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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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 능선 연결 계단 

형제봉 능선 연결 이정표 

일선사, 정릉 갈림길 

 

산속은 아직 겨우내 두껍게 내려앉았던 찬기를 벗어나지 못한듯 바짝 말라 있습니다.

일선사 정릉 갈림길에서 대성문까지 산허리를 도는 거의 평지나 다름없는 소롯길의 산책이 이어집니다.

마른 나무가지 사이로 대동문쪽으로 이어지는 북한산성 성곽과 칼바위능선이 보입니다.

오늘은 가지 않는 대신에 구간별로 줌렌즈로 당겨서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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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 성곽 

산성 성곽 

칼바위 능선 

 

대성문에 좀더 가까이 이르러 성곽과 칼바위능선을 측면에서 보니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성곽의 남쪽을 면하는 가히 천혜의 요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곽과 산성길 

 뒷쪽으로 이어지는 칼바위능선

좁은 숲속 길 사이로 이내 대성문이 눈에 들어 옵니다.

 

대성문은 북한산성을 구성하는 열두대문중 동남쪽 문입니다.

산성이 축조된 1711년에 지어졌다가 소실된 것을 1992년 다시 재건한 것이랍니다.

성문 하부는 홍예문 형태로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들었고

우진각 형태의 지붕으로 문루를 만들어 사면에서 불화살 공격을 막을 수 있도록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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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좌측 사진 

정면사진 

 성문 아래에서

 성문 안쪽에서

 

성곽을 따라 대남문방향으로 오르다 보니 문루의 지붕이 완전하게 잡힙니다.

가파른 경사에 아우성치는 무릎을 달래며 계단을 오릅니다.

바로 코앞이 산성의 정상입니다.

요즈음이야 헬기로 공수하지만 변변한 운반도구조차 없었을 옛날

인간의 힘만으로 이런 험지에 성곽을 세워야했던 왕조의 절실함이 느껴집니다.

성곽 정상에 서서 남쪽을 보니 북악산까지 이어지는 형제봉능선과 서울 도심이 발아래 있습니다.

다음에는 백사실-> 북악스카이웨이-> 형제봉능선-> 보현봉 코스를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칼바위능선 건너에

수락산, 불암산, 봉화산, 아차산에 둘러쌓인 도심의 하얀 아파트들이 군상을 이룹니다.

동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백운대 자락에 이어지는 북한산성이 한눈에 보입니다.

보국문, 대동문까지 가서 하산하는 코스는 여러차례 갔었지만

동장대를 지나 이어지는 코스도 한번은 가봐야 할 명소로 점찍어두고 있습니다.

산성능선 뒷쪽으로 스모그 속에 도봉산 자운봉과 오봉이 한눈에 듭니다. 

노적봉,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그 곳에 오르면 모든 성곽이 한눈에 들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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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적봉 

도봉산 자운봉 

칼바위능선 

 

기이하게도 거대한 바위가 얹혀져 자연적인 암문을 이룹니다.

누군가 붓으로 불문봉이라 써놓았네요.

그 건너편은 바로 보현봉 뒤쪽입니다.

손에 잡힐듯 자리하고 있는 보현봉을 입산금지로 바라만 봅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성곽을 따라 대남문쪽으로 내려섭니다.

성곽은 오른쪽 의상능선으로 계속 이어지고 이곳 역시 점찍어 둡니다.

누군가 말합니다.

스무살 나이에는 좋은 사람과 함께라면 행선지를 묻지 않았던 여정이었다면

쉰살에는 어딜가도 유서깊은 역사가 먼저 눈에 들어 온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아지는 나이라 하나라도 더 기억에 남기고 싶은걸까요. 

건너편 산중턱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문수사와 문수봉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대남문 문루에서 걸어내려온 성곽길을 돌아다 봅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문수사를 거쳐 하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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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봉의 기암 

대남문 문루에서 문수봉 

대남문 문루에서 보현봉 

 

문수사는 좌측의 삼성각과 중앙의 문수굴, 대웅전과 우측의 응진전이 일자로 펼쳐진 작은 사찰입니다.

보현봉과 문수봉에 둘러쌓인 풍광 좋은 곳으로

서울시내와 한강, 관악산 등이 한눈에 내려다 보일 정도로 시야 또한 넓습니다.

맑은 날 우리집에서도 문수사가 선연하게 보이지만

요즈음 계속되는 봄철 스모그로 인해 오늘은 위치를 확인할 수가 없네요.

문수사는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을 모시는 오대산 상원사 등과 함께 삼대성지중 하나랍니다.

고려 예종 4년인 1109년 대감탄연국사가 개산하여 암굴 사찰형태로 내려 오다가

1921년 중창과 1983년 혜정스님의 재중창을 거쳐 대웅전, 삼성각, 응진전 등 오늘의 형태를 갖추게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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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동굴 법당

문수봉쪽 경내 

보광당혜정대종사비 

대웅전 

 

곧 굴러내릴듯 위태로운 문수사 뒷편의 암봉입니다.

 

문수사 뒷편 암봉 

문수사 뒷편 암봉 

 

문수사 경내에서 보현봉 능선을 담아 봅니다.

족두리봉에서 망원으로 담았던 보현봉, 사자능선의 암사자봉, 숫사자봉입니다.

하산길에 문수봉과 대남문을 원경으로 잡아 봅니다.

문수봉과 보현봉 사이 계곡에 자리한 대남문의 위치가 북한산성의 요충지라는 인식이 확연해집니다.

 

문수봉 줌인 

보현봉 줌인 

 

북한산 계곡에 애천(愛泉)을 만들어 놓았네요.

아마도 계곡 물속에 잠긴 평원석에 누군가 동전을 던져 놓은 걸 보고

지나던 산인들이 하나둘씩 던져 놓은 것 같습니다.

시중에 유통되지 않는 십원짜리 동전부터 오백원짜리까지

모든 사람들의 소원이 이 한곳에 모인다면 그 꿈은 역사가 되겠죠.

물속의 동전

동전에 담긴 소원들 

좋은 의도로 시작된 발원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해 보며 산행을 마칩니다. 

 

북한산의 많은 산봉우리중 금단의 구역

몰래 몰래 올라가는 간덩이 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저 먼 발치에서만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보현봉

 

그래서 올라가지 않고 마주하고 대면한

보현봉의 진면목을 여러 방향에서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보현봉은 대남문을 사이에 두고 좌측에 있는 문수봉과 함께

불교의 삼존불에서 그 이름을 차용해 왔다네요.

보현보살은 석가모니불의 오른쪽에 위치하며

흰코끼리를 타고 다니며 불교의 진리와 수행의 덕을 맡는 보살입니다.

 

북한산 산세나 산봉우리의 어떤 특징적인 모양을 보고 붙인 것인지

숭불정책의 일환으로 붙여진 것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우리 국토의 어느 산, 어느 봉우리인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겠습니까만

이름의 유래에 관계없이 보는 위치와 보는 각도, 보는 시기에 따라

그 때 그때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북한산 보현봉이 아름답습니다.

 

보현봉을 오르는 사람들은 일선사 옆을 지나 비교적 덜 힘들게 오르는 루트와

사자능선을 경유하여 힘들게 오르는 루트를 택하나 봅니다.

 

입산금지 조치가 되어 있는 봉우리라

더욱 더 호기심을 자극하고

울집에서도 눈만 뜨면 정면으로 보이는 보현봉.

그저 매일 먼발치로 바라다 보기만하는 보현봉을

언젠가는 한번쯤은 오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4월 초 문수사 경내에서 담은 사진을 대남문을 포함하여 파노라마로 붙여 보았습니다.> 

<우리집에서 담은 이른 봄 보현봉의 정면 모습입니다. 정면 앞쪽 약간 아래에 숫사자바위와 암사자바위가 보입니다.>

 <비봉에서 담은 보현봉의 겨울 늦은 오후 얼굴입니다.>

 <작년 겨울 저녁무렵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에서 담은 사자능선과 보현봉입니다.>

 <늦가을 오후 형제봉에서 줌으로 당겨 담은 보현봉의 남동쪽 얼굴입니다.>

<일선사 오르는 길에 일선사의 뒷편, 정면으로 보이는 보현봉의 얼굴입니다.>

 <대성문에서 성곽을 따라 오르는 길목에서 담은 보현봉입니다.>

 <보현봉의 북동쪽 모습입니다.>

 <보현봉 정상의 암릉을 줌으로 당겨 보았습니다.

금단의 열매를 즐기는 산객이 보입니다.>

 <북한산성 성곽 정상 불문봉에서 담은 정북쪽, 보현봉의 뒷면 얼굴입니다.>

 <성곽을 따라 대남문쪽으로 내려오는 길 중간에 담은 북서쪽 얼굴입니다.

깍아지른듯한 단애의 경사와 낙차가 장난이 아닙니다.>

 <대남문 문루에서 담은 보현봉 능선과 보현봉입니다.

서울 시내를 굽어 살피는 보현보살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문수사쪽으로 자리를 옮겨 보현봉 뒷면 북서쪽을 담았습니다.>

 <줌으로 당겨보니 역시 북한산의 여러 암봉과 더불어 멋진 봉우리답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문수사 경내에서 담은 보현봉와 그 능선입니다.>

 <문수사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현봉의 서쪽 얼굴을 담아 봅니다.

서쪽에서 보이는 얼굴은 걍 평범한 암봉일 뿐입니다.>

 <보현봉과 잇닿은 암봉을 줌으로 당겨봅니다.>

 <보현봉과 연이어 닿은 암봉의 뾰족한 기암들이 멋지게 보입니다.>

 <구기동으로 내려오는 길에 올려다 보이는 보현봉 남서쪽 얼굴입니다.

마치 거대한 흰코끼리의 얼굴과 몸집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보현봉이라는 이름은 이 모습의 흰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행원(行願)의 보현보살을 기려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사자능선의 숫사자바위를 줌으로 당겨봅니다.>

<문수사 경내에서 담은 보현봉줄기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북한산성 대남문을 사이에 두고 도성을 지켜주는 천혜의 외관문이 되었을 좌측의 문수봉, 우측의 보현봉

북한산성은 백제의 수도 위례성을 지키는 북방의 성으로 백제 개루왕 5년(서기132년)에 토성으로 축조되었던 것을

조선조의 임진, 병자 양란 후인 숙종 37년(서기1711년)에 현재의 석성으로 다시 축조하였답니다.

억불숭유정책을 피었던 조선시대에도

불력의 도움으로 도성을 지키려는 수성의지만은 그대로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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