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민속의 명절로 부르는 설날 이런 밤이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집안의 일을 도와주는 일꾼까지 한 집에서 총 13~14명이 살았었다. 설 전날 밤이면 어머님께서는 우리들 앞에 설빔을 풀어놓으셨다. 새 옷이거나 때로는 고무신이거나 내복 등 매년 다른 설빔을 주셨었다. 설날이면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에 따라 어두컴컴한 새벽에 일어나 차례를 지내고 마루에 나가 안방에 앉아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그리고 이어서 어머니, 아버지께 세배를 드리고 떡국을 간단하게 조금씩 먹었다. 겨울용 검은 두루마기에 갓을 쓰신 할아버지 뒤를 따라 눈길을 걸어 큰집(하아버지의 큰 형님댁)에 차례를 지내러 가곤 했다. 큰집에서 떡국을 먹고 집에 돌아오면 삼촌들과 동생들 함께 동네 일가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러 갔었다. 집성촌이라 세..